숭례문(崇禮門) 화재사건이 준 교훈
숭례문(崇禮門) 화재사건이 준 교훈
  • 거제신문
  • 승인 2008.02.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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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춘 칼럼위원

대한민국 국보1호인 숭례문(남대문)이 어이없는 화재로 완전 소멸된 사건은 온 국민들에게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자연 발화가 아닌 방화로 600년이란 긴 세월동안 대한민국의 정표로서 꿋꿋하게 버텨온 한국인의 자존심 마저 날려 버렸다.

참으로 비통하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이번 사건이 국보 1호라는 중요함에 있는 것보다 이토록 고귀한 문화유산을 왜 이렇게 방치해 놓았느냐는 것이다.

명색이 국보 1호인 숭례문이 이처럼 쉽게 사라진다면 다른 국보급 문화재의 관리는 오죽하겠느냐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투어 문화재 관리의 만전을 위해 각종 대책을 내놓는 것 만은 그나마 불행 중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유비무환(有備無患) 정신은 어디에도 필요

대한민국은 늘 큰 사건이 터지고 나면 난리법석이다. 사건이 터지기 전에 문제점을 분석해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도 국가와 국민들은 늘 이런 식으로 살아온 것 같다.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야 알 수 있었지만 숭례문이 개방된 지난 2006년 3월3일 이후에 벌어진 얘기속에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대목이 너무 많다.

국보1호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관리자도 제대로 배치돼 있지 않은 것과 방화시설의 허술 및 감시카메라의 부족은 아무것도 아니다. 더욱 놀랄만한 얘기는 이곳이 개방된 이후 노숙자들의 잠자리로 변했으며, 심지어는 불을 이용해 고기까지 구워 먹었다는 진술들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목조건물의 특성상 화재는 항상 가장 위험한 대상임이 틀림없는데도 이같은 일이 공공연히 벌어져 왔다면 나머지 국보급 관리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이같은 정황 등으로 미뤄볼 때 이번 사건은 이미 예견된 인재임이 틀림없다. 지금이라도 국보급뿐만 아닌 우리나라 전 문화유산에 대한 관리 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숭례문이 불타기 이전에 완벽한 관리대책이 세워져 있었다면 이번과 같은 어이없는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당국과 국민 모두의 책임

숭례문 사건의 책임을 놓고 문화재청과 소방당국 및 서울시 등 서로가 난리다. 이들 관계 당국의 책임이 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책임은 국민들에게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조상의 혼이 담긴 고귀한 문화유산에 대한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작은 문화재 하나라도 관리에 소홀함이 없을 것이다.

숭례문이 개방된 후 노숙자들의 숙소로 변한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불을 이용해 고기까지 구워먹는 광경을 보고도 그냥 지나친 국민들의 문화재에 대한 애착심은 더욱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늦은 감이 있지만 후손들에게 고귀한 문화유산을 그대로 물려주기 위해서는 온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순간적인 인기보다는 훗날 평가 더 중요

문화재는 돈으로 살 수 없으며 값을 정할 수도 없다. 유구한 세월을 거치면서 조상들의 혼과 얼이 담긴 그 민족의 역사이자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큰 유산이기 때문이다.

반만년을 살아온 대한민국의 문화유산은 세계에서도 부러워할 정도의 우수함을 자랑하고 있는 것들이 많다. 이런 고귀한 문화재 가운데 하나가 바로 숭례문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시장 재직 당시인 2006년 3월3일 숭례문을 개방해 마음대로 관람이 가능해졌다.

물론 국민들에게 국보1호인 문화재를 개방해 마음껏 조상의 혼을 접할 수 있게 한 것은 이해되지만 이렇다 할 대책없이 개방한 점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

인기에 연연해 이 같은 개방을 지시했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모든 일에 있어 시행 이전에 완벽한 대책을 세운 후 실행에 들어가야 한다는 교훈을 이번 사건에서 잘 보았다.

전국에서 가장 잘 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거제시의 경우도 이번 사건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산 정상을 정복하면 내리막길이 있고, 권력의 최상층부에 올랐던 사람도 언젠가는 내려와야 하는 시기가 있듯이 지금부터 훗날을 대비하는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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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자 2008-02-15 13:32:28
방화자는 한국역사의 죄인으로 낙인될 것이다..그러나 방화자 후손은 무슨 죄인가?
방화를 할수 밖에 없게 만든 문제는 무엇인가? 정부나 단체에서는 과연 어떻게 했길래 방화라는 극단적인 짓을 할수 밖에 없었나....다들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 거제도 문화재가 있다. 항상 점검하고, 예방할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