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노조…대응논의가 아니라 지금은 행동이 필요한 시점
대우노조…대응논의가 아니라 지금은 행동이 필요한 시점
  • 이상화 기자
  • 승인 2019.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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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시 입장 분명하게 밝혀 달라
거제시, '매각반대·매각철회' 주장 곤란
일부 매각 찬성의견도 나와
거제시는 지난달 27일 대우조선노동조합 관계자·시의원·시민단체 대표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 매각관련 대응방안 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거제시는 지난달 27일 대우조선노동조합 관계자·시의원·시민단체 대표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 매각관련 대응방안 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매각을 막기 위해 서울상경집회가 예고돼있는데 왜 같은 날 간담회에 참석하라고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거제시도 매각을 지지하고 있는 것 아닌가?"

거제시가 대우조선해양 매각문제를 두고 간담회를 열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이 날은 서울 상경집회가 예고된 날이기도 해 회의에 참석한 노동조합 관계자로부터 비난을 사기도 했다.

거제시는 지난달 27일 시청 본관 2층 중회의실에서 대우조선노동조합 관계자 및 시의원, 시민단체 대표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 매각관련 대응방안 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노동자의 반대투쟁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존중한다"면서 "다양한 시민들의 의견도 들어봐야 한다. 노조에서도 오셨지만 거제시가 전면에 나서서 '매각을 반대한다'. '매각을 철회하라'고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간담회는 대우조선 매각문제를 두고 노조와 시민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하지만 매각 대응방안을 찾겠다는 회의 취지와는 달리 변 시장의 말에 시의 입장부터 표명하라는 노조와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거셌다.

대우조선 노조 관계자는 "매각대응을 논할 것이 아니라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매각발표가 한 달이 지난 지금에서 이런 자리를 마련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집회버스를 서울로 보낼 것이 아니라 거제시청으로 보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간담회에 참석한 시민단체들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박광호 전 공동의장은 "시민들의 의견을 물어보기 전에 거제시가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먼저 밝혀달라"며 "매각을 반대하지 못하는 입장에 대한 명확한 답을 주면 의견을 이야기 하겠다"고 말했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대우조선 매각으로 발생하는 문제해결과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하면서 동시에 문제 발생원인인 매각은 반대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일각에선 이런 변 시장의 태도를 두고 '미온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변 시장은 "시장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그렇다고 흔들리거나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며 "거제시의 입장을 듣는 것이 그렇게 급한 것인가, 지금도 입장을 낼 수 있는 부분이 충분하게 있다"고 말했다. 또 "여러 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시민의 입장에서 문제에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대우조선의 매각이 위기가 아니라 '전화위복'의 기회라는 의견도 나왔다.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김영수 경남본부장은 "대우조선을 '준다'라고 표현하기는 적절할지는 모르겠지만 최첨단 친환경산업으로 재편할 수 있게 하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투트랙전략으로 노조와 환경단체에서는 정부에 강한 목소리를 내고, 반대로 대우조선을 우리가 현대중공업에 매각을 승인해주는 대신 향후에 최첨단 산업들을 여기서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법을 약속해 달라는 요구방식의 접근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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