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고버섯 몰래 따가는 등 산나물 불법채취로 몸살 앓는 '거제의 산'
표고버섯 몰래 따가는 등 산나물 불법채취로 몸살 앓는 '거제의 산'
  • 백승태 기자
  • 승인 2019.0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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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기도, 몰염치 극성…농가피해도 발생
산나물 불법 채취꾼들이 임산물을 마구잡이로 채취해 단속이 요구된다. 사진은 재배한 표고버섯을 모두 따간 모습.
산나물 불법 채취꾼들이 임산물을 마구잡이로 채취해 단속이 요구된다. 사진은 재배한 표고버섯을 모두 따간 모습.

봄 행락철을 맞아 등산을 겸한 산나물 채취꾼들이 늘어나면서 일부 몰지각한 채취꾼들이 희귀 산나물이나 버섯 등 임산물을 마구잡이로 채취하고 있어 단속이 요구된다.

이들은 주요 등산로는 물론 한려해상국립공원 구역까지 드나들며 각종 산나물을 마구잡이로 채취하고 있다. 특히 희귀약초나 선호하는 산나물을 발견하면 뿌리를 뽑기도 하고, 덜 자란 산나물은 낫 등으로 가지째 꺾어가는 경우도 발생해 산림생태계까지 훼손하고 있다.

게다가 일부 몰지각한 등산객들은 산주의 동의도 없이 입산해 산나물이나 산약초를 채취하면서 산주가 재배하는 표고버섯까지 몰래 따가는 등 피해를 입히고 있다.

외지에서 관광버스를 동원해 집단으로 산행에 나서는 등산객들도 산나물 채취가 목적인양 등산로를 벗어나 야산을 헤집고 다니며 경쟁적으로 산나물을 채취하고 있는 실정이다.

두릅이나 엄나무순 등 귀한 산나물은 새순이 채 피기도 전에 얌체 채취꾼이 낫으로 가지를 잘라 싹쓸이 해 가는 바람에 나무가 고사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산주의 동의도 없이 산나물을 마구잡이로 채취하는 것도 모자라, 싸들고 온 음식물 등을 함부로 버리는가 하면 낫과 괭이 등 장비까지 갖춰 승용차를 타고 임도 깊숙이 들어가 야생난을 비롯해 분재용 나무까지 파가는 등 몰지각한 입산객들로 인해 거제의 주요 산이 몸살을 앓고 있다.

지역주민 김모씨(48·거제면)는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등산을 겸한 산나물 채취꾼들이 산나물 등을 닥치는 대로 싹쓸이해 가고 있다"면서 "특히 한약재로 많이 쓰이는 두릅나무나 엄나무·산초나무 등 약용식물들은 뿌리째 파가기도 해 산림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백모(51·거제면)씨는 "야산에서 부업으로 표고버섯을 재배하고 있는데 해마다 버섯을 몰래 따가는 얌체들이 있지만 차마 처벌을 받게 할 수 없어 애만 태우고 있다"며 "직장에 나가야하기 때문에 산에서 매일 지킬 수도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라고 하소연했다.

한편 산림 소유자의 동의 없이 산나물을 채취하면 불법이며, 임산물을 불법 절취한 행위가 적발될 경우 최고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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