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학교가는 길 ‘아찔한 길’
우리 아이 학교가는 길 ‘아찔한 길’
  • 배창일 기자
  • 승인 2008.03.06
  • 호수 1
  • 1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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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 제산초교 통학로 안전확보 안돼 위험천만

안전시설 부실, 등·하교시 공사 차량 통제해야

▲ 통학로 개설문제로 홍역을 치른 신현읍 양정리 제산초등학교가 지난 3일 개교했다. 입학식인 5일 학생들이 개설이 채 끝나지 않은 통학로를 이용해 등교하고 있다.
새 학생을 맞은 신현읍 양정리 제산초등학교 통학로는 안전할까?

제산초교 입학식인 5일, 양정리 쉐르빌 아파트에 살고 있는 이 학교 5학년 정재균군(10)과 등굣길을 함께 했다.

아침 8시15분께 재균군이 집을 나섰다. 학교까지 15분 가량이 걸린다고 재균군이 설명했다. 같은 아파트단지에 살고있는 제산초교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학교로 향했다.

아이들의 안전을 걱정한 일부 학부형들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함께 등교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아파트를 빠져나와 통학로가 만들어진 길로 향했다. 교통안전띠와 깃발을 든 쉐르빌 어머니회원들과 교사들이 나와 건널목 교통정리를 하고 있었다.

건널목을 건너 학교로 향한다. 제산2마을회관 앞쪽으로 만들어진 학생통학로가 눈에 들어왔다. 얼핏 보기에도 통학로 폭이 50㎝도 되지 않는다.

친구들과 어울려 가던 학생들이 한 줄로 늘어섰다. 통학로 폭이 좁고 턱이 높아 이곳을 지나는 학생들이 위태위태해 보인다. 안전펜스가 만들어진 도로와는 달리 반대편은 아무런 안전장치가 없다.

통학로 옆 곳곳에는 버려진 의자와 쓰레기가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다. 안전펜스가 아직 설치되지 않은 통학로도 100여m 정도 됐다.

통학로가 쭉 이어져 있지 않아 또다시 도로를 건넜다. 포스코 현장 관리자들과 교사들이 교통정리를 해 준다. 가파른 통학로를 지나자 학교 정문이 눈에 들어왔다.

마지막 세 번째 도로를 건너서야 학교 정문에 도착했다. 시계는 8시28분을 지나고 있다. 통학로를 급조한 듯 현장 인부들이 나무며 자재들을 치우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재균군은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며 함께 가기엔 통학로가 너무 비좁다”며 “학교 정문에 도착할 때까지 도로를 세 번이나 가로질러 건너야 하는 등 너무 불편하지만 새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생각에 꾹 참고 있다”고 말했다.

재균군의 아버지인 정경석씨(39·회사원)는 “장난이 심한 학생들이 좁은 통학로를 지나다 다치니 않을까 늘 걱정이 된다”면서 “등교 시간에는 자동차학원 차량들이, 집으로 오는 시간에는 덤프트럭이나 레미콘 등 대형차량들이 도로를 지나다니는 것도 학부모로선 큰 걱정거리”라고 지적했다. 

제산초교 통학로는 띄엄띄엄 이어진 부분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차량이 지나다니는 도로를 세 번이나 건너는 것은 어린 학생들에게 큰 부담이다.

너무 좁게 만들어진 일부 구간과 안전펜스가 설치되지 않은 구간도 시급히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거제경찰서도 스쿨존 설치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끝내야 한다. 학부모들에게 아이들의 안전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토지보상 난항, 통학로 지연

제산초교 통학로(신현도시계획도로 중로1-14호선)는 총 길이 1,053m, 폭 20m로 모두 세 구간으로 나눠 거제시와 포스코 더 샵, 현대 힐스테이트 아파트 시행사가 각각 개설을 분담키로 돼 있다.

개교일인 5일 현재 거제시가 개설을 맡은 1구간(거제시보건소~제산2마을회관·338m)은 어느 정도 통학로가 확보된 상태이고 포스코 더 샵 아파트 시행사가 개설하는 3구간(은행나무집~학교 정문·461m)은 일부 안전펜스 설치를 제외하곤 통학로 개설이 거의 마무리 됐다.

문제는 현대 힐스테이트 아파트 시행사가 맡았던 2구간(제산2마을회관~은행나무집·253m). 시행사의 부도로 거제시가 통학로 개설을 떠맡아 공사를 진행했지만 일부 부지 소유자가 토지보상 과정에서 시에 무리한 요구를 거듭, 협의가 지연되며 일부 구간은 폭이 채 50㎝도 되지 않는 통학로만 설치돼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포스코 더샵 아파트는 공사기간이 1년 가량 남아있어 덤프트럭과 레미콘, 대형트레일러 차량이 수시로 학교 앞을 지나다닐 것으로 보여 학생들의 등하교 시간 차량통제가 요구되고 있다.

한편 제산초교는 총 14학급에 학생수는 모두 39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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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관심 2008-03-08 07:17:20
아직 통학로가 확보되지 않았다니 염려가 많이 되는군요.
서로 조금만 양보하고 어린 학생들에게 관심을 기울인다면, 미흡하나마 통학로는 확보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안타깝네요. 위에 사진에 보이는 통학로도 어린학생들이 조금만 발을 헛딛으면 굴러서 다칠것 같아 보입니다.
저런 부분이라도 조금만 관심이 있으면 보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제산 초등학교 학생들...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 자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