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모범, 어른들이 먼저 나서야지요”
“지역사회 모범, 어른들이 먼저 나서야지요”
  • 배창일 기자
  • 승인 2008.0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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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거제시지회 능포동분회

“나이가 들었다고 자리에만 앉아 있을 수 있나요. 우리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솔선수범하는 것이 어른된 도리이자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일 아침 능포동 도로에서는 노란색 교통정리 깃발을 손에 쥔 백발의 노인들을 만날 수 있다. 어린학생들의 등굣길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이들. 대한노인회 거제시지회 능포동분회(분회장 옥영빈·81)회원들의 모습이다.

간편한 체육복 차림에 굵게 패인 주름이 인상적인 분회원들은 만면에 온화한 미소를 머금은 채 아이들을 만난다. 초등학생들의 등굣길 교통정리를 한지도 벌써 1년. 지난해 3월부터 시작해 방학 때를 제외하곤 하루도 빠짐없이 도로에 나서고 있다. 

분회원들이 교통정리를 하는 곳은 능포초등학교와 장승포초등학교 두 곳. 처음엔 서먹서먹하던 아이들도 회원들을 만나면 먼저 인사하기 바쁘다. 아이들 교통정리를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인사하는 것을 가르쳤다는 것이 분회원들의 설명이다.

회원들은 “나이 많은 어른을 보면 인사를 하는 것이 도리인데 아이들이 처음엔 멀뚱멀뚱 쳐다만 보지 인사를 안 해 우리가 먼저 ‘반갑다’고 말을 건넸다”면서 “노인을 보면 인사를 해야한다고 계속 가르치고 한 두명이 인사를 시작하더니 어느덧 대부분의 아이들이 큰 소리로 인사를 하게 됐다”고 기분 좋은 웃음을 보였다.  

▲ 매일 아침 능포지역 초등학교 학생들의 등굣길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대한노인회 거제시지회 능포동 분회원들의 활동 모습.
능포지역 노인들의 권익신장과 복지증진을 위해 노력해 오고 있는 대한노인회 거제시지회 능포동분회는 경로당 관리에서부터 환경미화, 학생 등굣길 교통정리 등 다양하고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1989년 대한노인회 거제군지회에서 장승포시지회 능포분회로 이름을 바꾼 능포동분회는 이후 1995년 도농통합으로 장승포분회로 활동하다 2000년 4월, 장승포분회에서 분리돼 현재의 이름으로 활동해 오고 있다.

현재 능포동분회에 소속돼 있는 경로당 수는 모두 8곳. 이 가운데 능포경로당(회장 윤우문)과 능포6·7통경로당(회장 전남영), 옥명경로당(회장 이부기), 옥수경로당(회장 옥영빈) 등 4곳은 오랜 시간 동안 능포지역 노인들의 안식처가 돼 왔다.

여기에 대우아파트경로당(회장 김덕연)과 대우푸르지오경로당(회장 김종삼), 롯데캐슬경로당(회장 박형덕), 동헌경로당(회장 이봉윤) 등 4곳이 신설, 어르신들의 사랑방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능포동분회원 수는 모두 257명. 만 65세 이상 능포동에 거주하고 있는 노인이면 누구나 회원으로 참여할 수 있지만 75~80세 회원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분회원 가운데 가장 고령은 올해 아흔 아홉 살인 조경래 할머니. 100살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아직까지 육체적·정신적으로 정정해 분회 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 들어 능포동분회는 경사가 겹치고 있다. 늦었지만 지난 1월14일 능포동 633-197번지(옛 능포동사무소)에 분회사무실을 마련했고 개소 1개월여 만인 2월25일 대한노인회 거제시지회가 실시한 경영종합평가에서 우수상을 수상, 10만원의 상금을 받기도 했다.

노인의 날을 기념해 열리고 있는 노인민속놀이 경연대회에서 2006년 3위에 오른데 이어 지난해에는 준우승을 차지, 능포동분회의 위상을 널리 알리기도 했다.

옥영빈 분회장은 “각 경로당 회장들이 솔선수범해서 회원들을 격려하고 분회원들도 행사 참여에 적극적이어서 분회 관리와 활동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며 “앞으로도 모든 분회원들이 좀 더 나은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열심히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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