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레스 오블리주 (Noblesse oblige)
노블레스 오블리주 (Noblesse oblige)
  • 거제신문
  • 승인 2008.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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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옛말에 한 섬지기 농사를 짓는 사람은 열심히 일하여 가솔을 굶기지 않아야 하고, 열 섬지기 농사를 짓는 사람은 열심히 일하여 이웃까지 거두어야 하고, 백 섬지기 농사를 짓는 사람은 고을에 배 곪는 사람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대표적으로 경주 최부자집 가훈을 보면 1년에 1만석 이상은 모으지 말고,  흉년에는 남의 집 논밭을 매입하지 말고, 사방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고 한다.

구례 운조루(雲鳥樓)에는 누구나 열어 쌀을 퍼갈 수 있는 「타인능해(他人能解)」라는 뒤주가 있다. 그 뿐 아니라 굴뚝도 낮추어 밥 짓는 연기가 멀리서 보이지 않도록 하여 끼니를 거르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배려하고 있다.

프랑스어 속담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귀족은 귀족다워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나라에는 1990년대 처음 등장한 용어로 사회의 지도적인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마땅히 지녀야 할 도덕적·정신적 덕목을 가리킨다.

우습게도 대한민국 국무위원이라고 발표하고 나서 보니 놀랍게도 부동산 투기 의혹, 자녀의 이중국적 문제, 부인의 부동산 투기, 교육비 이중 공제, 절대농지 구입, 편법증여, 논문 중복게재, 표절, 공금유용 등 별의별 의혹이 다 있다.

특히 우리 정부의 장차관, 청와대사람들 뿐 아니라 그 아들들까지 왜 그렇게도 군대 면제자가 많은지 모를 일이다.

1·2차 세계대전에서 이튼 칼리지 출신 2천여 명이 전사한 일이나, 6.25 전쟁 때에 미군 장성의 아들들이 142명이나 참전하여 사망하거나 부상을 당한 일은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당시 미 8군 사령관 벤플리트의 아들은 전사하기도 했다.

캄보디아가 패망할 때에 미국으로의 피난을 거절하고 「나는 내 조국 땅에서 죽겠다」며 끝내 남아서 공산군에게 학살당한 마다크(前 首相)씨나, 영국 왕위 계승 서열 3위인 해리 왕자가 아프가니스탄의 전장(戰場)에서 복무하다가 언론에 노출되어 귀국했다는 소식은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일 것이다. (san10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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