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7일 설 연휴 마지막 날. 덕포해수욕장 공중화장실(이하 화장실) 주변 일대는 강풍과 호우로 바닷물이 도로에 범람했다.
도로는 바닷물에 휩쓸리고 강한 파도와 함께 날아온 자갈로 보도의 타일이 일어나고 인명구조함 등 시설물이 파손됐다. 또한 높은 파도가 공중화장실 지붕까지 들이치면서 화장실 외벽에 설치된 전기 차단기가 파손되고 화장실은 정전되기도 했다.
해마다 강풍이나 태풍이 올 때면 유사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주민들은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거제시에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은 상대적으로 모래사장 면적이 큰 해수욕장 중앙부는 피해가 없는데 반해 화장실이 있는 측면은 모래사장이 짧아 파도의 피해를 직접적으로 받는다는 주장이다.
사고 당일 인근 덕포랜드에서 근무한 정대진(26·연초면)씨는 "오전 근무를 하고 있는데 강풍으로 파도가 사무실 유리창을 덮쳐 건물의 흔들림을 느꼈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임창희(36·옥포동)씨는 "강풍이 분다는 예보가 있으면 가게를 아예 열지 않는다. 1년에 4~5일은 문을 닫는다"고 말했다.
또 김미숙(56·옥포동)씨는 "지난해 태풍 '미탁'이 왔을 때도 보도블럭이 다 일어나고 바닷물이 도로로 침범했었다. 해가 갈수록 파도의 강도와 그 피해가 심해지는 것 같다"며 우려를 표했다.
파도로 인한 도로침수와 파손은 오랫동안 반복된 고질적 문제로 최근 2년여에도 강풍 피해로 세 차례나 보수를 했다. 하지만 임시방편적인 똑같은 방식의 보수만 하고 있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덕포지역에 오래 거주했다는 한 주민은 "보도블록 설치 시 블록을 짜 맞추기만 하고 시멘트 등으로 고정하지 않으니 매번 타일이 떨어져 나가는 게 아니겠느냐"며 "매번 세금이 낭비되는 것 같아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며 대책을 요구했다.
또 김만달 거제시자율방재단장은 "백사장 내려가는 해변 계단도 파도에 금이 가서 4~5년 전에 보수를 했는데 작년에 또다시 보수를 했다"며 "덕포해수욕장 인근을 '자연재해위험보전지구'로 지정해 장기적인 재난 안전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덕포지역은 기존의 도시계획이 바다와 너무 밀접하게 돼 있어 해양재난이 발생할 경우 주민들이 위험에 많이 노출돼 있고, 방파제나 다른 안전장치를 도입해 일대의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원용철 통장은 "수년간 계속돼 온 여러 피해로 행정당국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제대로 된 조치가 없었다"고 호소했다.
거제시 관계자는 "해당 지역의 반복되는 재해복구 내용을 파악하고 있으며 보도블럭 시공문제는 콘크리트 구조로 해서 피해를 방지 할 계획"이라며 "2018년 해양수산부 연안정비기본계획 수립에 이안제(해변에 작용하는 파도의 강도를 약화시켜 해변을 안정화하는 장치) 150m 설치를 반영해 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