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 교실·운동장서 아들·딸 찾아 '두리번'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거제지역 초·중·고교의 졸업식 풍경마저 변하게 만들었다.
지난 5일 졸업식을 가진 옥포고등학교의 졸업식 분위기는 강당에서 성대히 열렸던 예년과 달랐다. 학생들은 학교방송실에서 내보내는 영상을 시청하며 각 학급별로 모여 '학급졸업식'을 가졌다.
학교측은 학부모나 축하객은 가급적 운동장에서 대기 후 학급졸업식을 마친 학생을 운동장에서 맞아 축하해 줄 것을 권장했다.
학부모가 학급졸업식 관람을 원할 시 필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준비된 손 소독제로 소독 후 해당 학급으로 이동하게 했다.
졸업시즌을 맞아 여타 다른 학교도 '학급졸업식'을 치렀다. 지난 6일 졸업식을 가진 거제제일고도 수상 학생 대표 소수와 시상자, 일부 교사만 방송실에서 방송을 하고 학생들은 각자의 교실에서 방송시청으로 졸업식을 거행했다.
학교측이 학부모께 문자로 졸업식 참여를 자제해 달라는 안내를 보냈지만, 일부 참여한 학부모는 체육관에서 대기하기도 했지만 학부모 축하객이 예년에 비해 반으로 줄었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달 27일 감염병 위기경보를 '주의 단계'에서 '경계 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교육부에서도 감염병 예방을 위한 대응지침을 각급 학교에 전파한 이후 벌어지는 풍경이다.
거제시 각 초·중·고 학교는 학교 자체적 결정으로 졸업식 행사를 간소화해 치루는 상황이며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 몰려있는 졸업식에 초·중학교도 학부모 방문 축하를 자제해 달라는 안내가 나갔다.
옥포고등학교 한 졸업생은 "이번에 상을 받는데, 큰 강당에서 호명돼 많은 축하박수도 받고 싶었는데 아쉽다"며 "졸업식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미영(49·상문동) 학부모는 "아이 모습을 보고 싶어 손소독제를 뿌리고, 마스크를 하고 복도에서 지켜봤다. 좁은 복도 창문으로 발꿈치를 들고 학급졸업식을 지켜보자니 애가 타고 아이 얼굴 찾기도 힘들었다"며 안타까워했다.
거제대학교도 같은 이유로 지난 4일 개최 예정이었던 제29회 학위수여식을 전면 취소했다. 공식행사는 취소했으나 학과별 행사(상장수여식 포함)는 오는 14일 각 지정된 강의실에서 열리며 참여를 희망하는 최소 희망자로 행사를 진행하지만 학부모의 참여 자제를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