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1번 나온 지난달 23일 중곡동 A마트 매출 평소 3배

지난달 23일 오전 주부 A(38·중곡동)씨는 거제에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마트부터 달려갔다. 평소에는 당장 필요한 물품 위주로 간단하게 장을 봤지만 이날은 라면·생수·즉석식품 등을 두 배로 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감염 불안감이 커진 시민들은 저녁 약속을 속속 취소하고 있다. 퇴근 후 다른 활동을 삼가고 가정으로 일찍 귀가해 집밥을 해먹는 추세로 전환하고 있다. 시민들은 마트를 찾아 식료품을 구매하는 횟수가 늘어나고, 또 혹시모를 위기를 대비해 라면 등 즉석식품이나 생필품을 비축하려 들어 일부상품은 품귀현상이 일고 있다.
중곡동 B마트의 경우 거제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23일 당일 매출이 평소의 3배에 달했다. B마트 점장은 "넷째주 일요일이라 대형마트가 쉬어 반사이익을 보는 날이기도 했지만,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불안해 마트를 찾는 손님도 많았고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 매입액)도 높았다"며 "특히 확진자가 나온 아주동 주민들이 인근을 피해 저희 마트를 찾았고 대형 마트가 문을 닫은 옥포동 주민들도 저희 점포를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23일 이후 26일까지 하루 평균 방문객이 1.5배 늘어난 추이를 보이고 있으며 즉석식품·즉석밥류의 회전율은 평소의 두배라고 설명했다.
고현 C마트의 경우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30%정도의 매출이 늘었다. 라면·계란·생수·쌀·화장지 등 생필품의 수요가 많고 단가도 오르면서 물품 수급에 문제가 생겼다. 그동안 대구지역에 하던 발주를 부산쪽으로 변경하면서 주문이 밀려, 라면 같은 경우는 주문량의 20% 정도만 공급받고 있는 상황이다.
상동지역의 D유통센터는 지난달 23일 평소의 2.5배 정도 매출 신장이 있었고 최근까지 20%정도 매출 증가가 유지되고 있다. 다만 위치적으로 자동차 방문객이 많은 점포라 객단가는 평소와 비슷하다고 밝혀, 소비자가 마트에 들리는 횟수가 늘어 매출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식당 업주들이 주로 이용하는 도매형태의 대량 유통업체인 고현동 소재 E식자재마트의 경우 매출이 오히려 감소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손님의 발길이 줄거나 문을 일찍 닫는 식당과 주점이 생기다 보니 자동적으로 식당업계의 식자재 구매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현상을 반증하듯 퇴근시간 이후면 늘 북적대던 고현동 고현로 11길 일방통행 거리는 한산했다. 불을 환히 켜고 가게문을 열지만 손님은 오지 않아 점주와 종업원은 한산한 거리를 내다보며 한숨만 쉬고 있었다.
고현동에서 귀금속점을 운영하는 F(59·장평동)씨는 "길에 사람이 없다. 원래 경기가 안 좋은데다가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것 때문에 사람이 더 안 나온다"며 "오히려 아파트주차장은 주차할 곳이 없다. 다들 집에만 있다"고 쓴 입맛을 다셨다.
고현동 한 식당 상인은 "장사는 못해도 꼬박꼬박 다가오는 임대료는 당장 내야하니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남기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상반기 6개월 동안 소상공인에 해당하는 임차인의 임차료를 인하하는 임대인에 대해 임대인의 소득이나 인하금액 등에 관계없이 임대료 인하분의 50%를 소득세·법인세에서 감면하겠다"고 밝혔다.
또 거제시는 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 일환으로 임대료를 인하하는 '착한 임대료 운동'을 벌이면서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