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게 사는 법
행복하게 사는 법
  • 거제신문
  • 승인 2008.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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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영숙 칼럼위원

새싹이 움트고 나무에 물이 오르기 시작하는 봄이다. 빨간 동백꽃, 눈이 부시도록 하얀 목련꽃에 이어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마음이 설레고 들뜨는 계절이다. 아름다운 계절이기에 주변에서 결혼식 소식도 많이 들리고 초대장이 쌓인다.

인생의 새 출발 소식은 본인과 가족이 아니라도 기쁘고 반가운 일이며 마음껏 축하를 보내 주고 싶다. 그런데 상담소에 있다 보니 결혼식 소식보다 몇 배나 많은 이혼상담을 받는다.

세상의 변화만큼이나 이혼의 풍속도 바뀌어서 당사자 사이에 이혼이 거론되는 것이 짧게는 신혼여행에서부터 시작되고 이유 또한 성격이 안 맞아서가 늘어나고 있다.

얼마 전 결혼한 지 2개월 된 신혼부부가 이혼을 하겠다고 상담소를 찾았다. 이혼사유는 서로 성격이 안 맞는다는 것이었다. 나는 “성격이 안 맞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세상에 성격이 맞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는 성격에 대한 강의를 하면서 사람의 성격을 과일에 비유하곤 한다. 사과, 딸기, 포도 등등 수많은 종류의 과일이 있고 같은 종류의 과일도 모양과 크기와 향과 맛의 정도가 다 다르다.

결혼에 있어서 사과와 딸기처럼 서로 다른 종류로 만나는 경우도 많고 같은 사과끼리, 딸기끼리 만나더라도 각자의 크기와 맛과 향은 다르다.

결혼하기 전에는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향과 맛이 좋아서 결혼을 해 놓고  결혼 후에는 딸기더러 사과인 나와 같은 맛과 향을 내라고 한다.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나에게 부족한 기질, 욕구 등을 가진 사람이 멋있어 보이고 끌려서 결혼을 했는데 결혼 후에는 그것이 단점으로 보이면서 싸우기 시작한다. 아무리 싸워도 딸기가 사과가 될 수 없는 것을 가지고 끝까지 싸운다.

결국 두 사람은 이혼을 하려고 하고 이유는 성격이 맞지 않아서이다. 성격은 인정하고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살아야 하는 문제이지 바꿔서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결혼 전에 느꼈던 상대의 장점을 결혼 후에도 장점으로 보아 줄 수 있을 때 행복할 수 있다.

신혼여행을 가서 의견이 맞지 않아 각자 비행기를 타고 돌아와 10년을 살고도 끝내 이혼청구를 한 부부를 보면서 안타까웠던 적이 있다. 두 사람 모두 10년 동안 각자 참을 만큼 참았고 상대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최선을 다했다면 행복해야 하는데 결국은 이혼청구를 했다고 한다.

나는 이들 부부에게 소와 사자의 우화를 들려주었다. 소와 사자가 만나 죽도록 사랑해서 결혼했다. 소는 사자에게 최선을 다하느라고 아침마다 들판에 나가 싱싱한 풀을 뜯어다 사자의 식사를 준비했다.

사자 또한 소를 사랑하는 마음에 매일 맛있는 살코기를 구해다 주었다. 둘은 서로 싫었지만 사랑하는 마음으로 처음에는 참았다. 그러나 참는 것으로 해결 될 문제가 아니었기에 둘은 다투기 시작했고 끝내 헤어지게 되었다.

둘이 헤어지면서 서로에게 하는 말은 “난 최선을 다했어”였다. 나 위주로 생각하는 최선, 상대를 못 보는 최선은 최선이 아니라 최악을 낳고 만다는 것이다.

2~30년(더 길수도 있지만)을 각자 다른 환경과 가치관, 성격을 가지고 자라 부부라는 이름으로 만나 살아가는데 어찌 다툴 일이 없겠는가! 농담으로 남편은 “내 편이 아닌 남의 편이어서 남편”이고 아내는 “안 해(아내)준다고 바가지 긁어서 아내”라는 말이 있다.

부부가 살아가면서 갈등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갈등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당신이 바뀌면 나도 바꾸겠다는 자세를 취한다.

갈등은 내가 먼저 풀려고 노력하여야 하며, 불평하고 비난하고 화를 내기 전에 내가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만 잘 전달해도 많은 부분이 해결될 수 있다.

이 좋은 계절에 새 출발하는 많은 신혼부부들은 상대방이 가지고 태어난 고유한 기질과 성격, 장점들을 인정하고 이해하고 배려하는 가운데 내 입장에서의 최선이 아닌 상대방 입장에서의 최선을 통하여 영원히 행복하기를 바라면서 ‘아파치 인디언들의 결혼축시’를 들려주고 싶다.

이제 두 사람은 비를 맞지 않으리라/서로가 서로에게 지붕이 되어 줄 테니까/이제 두 사람은 춥지 않으리라/서로가 서로에게 따뜻함이 될 테니까/이제 두 사람은 더 이상 외롭지 않으리라/서로가 서로에게 동행이 될 테니까/이제 두 사람은 두개의 몸이지만/두 사람 앞에는 오직 하나의 인생만이 있으리라. 이제 그대들의 집으로 들어가라/함께 있는 날들 속으로 들어가라/이 대지 위에서 그대들은/오랫동안 행복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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