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질서 확립, 남을 배려하는 마음에서부터
법질서 확립, 남을 배려하는 마음에서부터
  • 거제신문
  • 승인 2008.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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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 / 거제경찰서 경무계장

진달래, 개나리 만개하는 완연한 봄의 정취를 만끽하기 위해 휴일이면 가끔 경찰서 뒤편의 국사봉을 찾는다.

그다지 높지도 않고 적당히 가파른 지리적인 여건으로 마음이 끌리는 바도 있지만 복잡다단한 세상사를 뒤로 하고 새로운 삶의 에너지를 충전 할 수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나서는 산행은 무척 즐거움을 선사한다.

국사봉 중턱에 자리한 자그마한 약수터는 산행의 즐거움을 한 층 더해준다. 산을 찾는 사람들은 너나없이 모두 이 약수터에서 으레 걸음을 쉬어가게 되는데 이곳에서 물을  마시는 사람들에게서 공통된 묘한 습관을 발견하게 된다.

약수터에서 물을 떠 마실 수 있는 플라스틱 바가지가 2개 있는데 사람들마다 물을 마시기전에 바가지를 한번 헹구어내고 물을 마시는 것이다.

앞사람이 입을 대고 마신 자리이기 때문에 헹구어 내는 것이겠지만 마치 자연스럽게 사람들에게서 습관처럼 되어버린 행동인 것만 같다.

이러한 모습은 비단 국사봉의 작은 약수터뿐만 아니라 전국 어느 약수터를 가도 쉽게 발견 할 수 있는 모습일 것이다. 아직도 우리사회가 남을 의심하면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한데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닐까 한다.

순서를 바꾸어서 물을 먼저 마신다음 바가지를 헹구어 주는 것이 어떨까. 단순한 동작의 순서 바꿈이지만 그 의미의 차이는 대단히 클 것이다. 물을 마신 다음 바가지를 헹구는 것은 바로 뒷사람을 위해서 바가지를 헹구어 줄 것이다.

이렇듯 약수터에서 먼저 물을 떠 마시고 바가지를 헹구어 놓는 동작이 습관처럼 사람들의 행동에 익게 된다면 우리사회에도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훨씬 자연스레 묻어나지 않을까 한다.

날이 갈수록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만을 더 챙기려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는 부족해지는 느낌이다.

작은 행동 습관부터 하나씩 바꾸어 나가서 사람들 모두에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충만해 진다면 우리사회에 만연한 법질서 경시 풍조가 사라지고, 선진 법질서 의식의 함양은 물론 범죄와 사고로부터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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