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스커트
미니스커트
  • 거제신문
  • 승인 2008.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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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세계 복식사(服飾史)에 혁명적 변화가 생긴다.

영국의 의상 디자이너 메리 퀸트 여사는 여성미란 얼굴, 가슴, 엉덩이, 다리에서 나온다고 결론짓고 이를 부각시키는 방법으로 허벅지를 드러내는 미니스커트를 만든 때문이다.

신사의 나라 영국으로서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발칙스러운 일이었다.

「도덕성을 잘라낸 옷」이라는 비난과는 반대로 미니스커트는 히피바람과 더불어 폭발적인 인기로 영국은 물론 세계 의류시장을 석권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영국정부는 높은 수출고를 인정하고 퀸트 여사에게 훈장까지 수여하기에 이른다.

1967년, 경제개발이 한창이던 시절에 가수 윤복희씨가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입은 미니스커트는 문화적 충격 그 자체였다.

발목만 드러내도 정조를 의심받아야 했던 조선 여인의 후예들이 이 남우세스러운 옷을 어떻게 입느냐는 우려는 기우일 뿐 미니스커트는 한국 여성의 다리를 쉽게 정복하고 말았다.

71년, 경찰들이 30cm 대자를 가지고 다니면서 무릎에서 20cm 이상 올라가면 가위로 치마를 찢거나 풍기문란 경범죄로 처벌했지만 멋을 부리고 싶어하는 여성의 욕망은 꺾지 못했다.

그러더니 2000년에는 광주에서 배꼽티를 입었다는 이유로 경범죄 대상이 되어 재판까지 받는 일이 있었지만 지금은 배꼽티가 일상화되어버린 느낌이다.

전통적으로 여자는 아랫도리가 따뜻해야 하는 것이 건강상식이다. 그런데 추운 겨울인데도 배꼽티에 얇은 팬티위에 달랑 걸친 미니스커트 패션은 도덕성의 문제라기보다는 건강을 위해서라도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얼마 전 지하철에서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의 다리를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었다가 약식기소된 안모씨에게 대법원은 이 사진만으로 여성에게 수치심을 유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미니스커트를 입은 경우 여성 스스로 맨 다리도 의상의 일부로 봐야 한다는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본다.(san10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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