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4일 실시되는 도의원 보궐선거에 무려 11명의 지역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출마 준비를 서두는 등 또 다시 선거 불꽃이 점화됐다. 그러나 출마예상자들의 명단을 지켜보면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조차 든다.
개중에는 지역사회에서 자기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이제 2선으로 물러난 인사들도 없지 않다. 이들 인사들이 무엇 때문에 도의원에 출마하는지, 이제는 조용히 물러 앉아 후배들에게 조언하는 선배의 모습을 보이는 것도 현명한 일이다.
도의원의 임무가 무엇인가. 우리가 삶의 뿌리를 내리고 있는 이 땅, 이 환경에서 우리의 주민을 지켜내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도의원은 어떤 자리?
도의원은 열심히 노력하고 겸손 하는 자세가 가장 우선이다. 중간 머슴 자리다.
특히 도의원은 경상남도라는 틀에 박힌 지방의원으로 주민들의 중간 머슴이다. 때문에 얼마 전 새롭게 탄생한 국회의원과는 그 기능과 역할이 사뭇 다르다.
중앙정치를 잘 모르더라도 지역 사정에 밝아야 한다. 우리의 거제시민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우리지역의 현안은 무엇인지, 시민들이 불편한 점은 어떻게 시정할지 연구 노력하는 것이 더 급하다.
도의원에 당선되면 제일 먼저 의원들의 각오를 다지는 선서(宣誓)부터 하게 된다.
그 내용은 「나는 법령을 준수하고 주민의 권익신장과 복리의 증진 및 지역사회 발전을 위하여 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주민 앞에 엄숙히 선서 합니다」로 돼 있다.
선서가 무엇인가, 여러 사람 앞에서 맹세하고 각자의 양심에 맹세하는 일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인사들이 도의원에 당선되면 큰 벼슬자리에 오른 것처럼 거들먹거리고 목에 힘이나 주는 것이 상례였다.
더구나 지역의 대소사 때는 상석에 앉아 넌지시 주민들을 내려다보는 습관까지 길러왔다.
도의원을 꿈꾸는 사람들이 아직도 도의원자리를 벼슬의 자리로 생각하고 주민들을 내려다 볼 생각을 한다면 지금부터라도 출마의 꿈부터 버리는 게 옳다.
생각부터 바꿔라
도의원에 출마할 사람은 남달라야 한다.
정당의 명령에 움직이기 보다는 시민들의 엄중한 명령에 목숨을 거는 사람, 마음은 명경(明鏡)처럼, 행동은 곧게, 머리는 항상 시민을 위해 숙이겠다는 마음의 각오부터 다지는 게 옳다.
때로는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세속의 티끌 속을 달려가도 거기에 물들지 않는 사람, 허울 좋은 말장난 식 공약 따위는 아예 꺼내지도 않는 사람, 공(功)은 주민에게 돌리고 핀잔은 자신의 과오로 돌리는 사람이어야 한다.
특히 신의를 존중하고 정직한 자세로 일관하는 사람, 주어진 임기 2년 동안 주민 만족을 채울 사람, 그런 사람이 되기를 각오하지 않으려면 도의원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항룡유회(亢龍有悔)라 했던가, 하늘 끝까지 날아 오른 용은 후회한다고 했다.
너무 높은 자리를 탐하면 후회한다는 뜻이다. 도의원의 자리는 분명 높은 자리다. 부족한 능력 때문에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도의원에 출마해야 한다.
주어진 자리가 자기의 능력보다 크면 그 빈 공간에 억지, 무리, 가장이 들어선다고 했다. 그래서 자신을 망칠 수도 있다. 자신의 능력이 도의원 자리에 앉을 수 있는지 재점검 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또 차기 공천을 위해 국회의원의 하수인 행세를 하는 것보다는 지역발전을 위해 당당히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켜 나가는 사람, 자신의 이익보다는 지역의 이익을 위해 희생할 각오를 다지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지 않으려면 도의원 선거전에 명함도 내밀지 않는 것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