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던 파키스탄 어린이가 부산으로 이사 간 뒤 새 학교에서도 왕따를 당할 것을 겁내 가출했다 6일 만에 거제에서 발견, 부모 품으로 돌아갔다.
이 어린이는 “학교 친구들이 피부색이 검다는 이유로 놀리고 때리기까지 해 학교에 가기 싫었다”고 가출이유를 털어놨다.
파키스탄 국적 자파르 노만군(11)이 과자를 사러 간다며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 집을 나간 것은 지난 9일. 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한 노만군은 절친한 한국인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거제행 버스 짐칸에 몸을 실었다.
3년 전 옥포동 모초등학교에 전학을 오면서 집단 따돌림의 대상이 됐지만 거제에는 자신을 이해해주는 절친한 친구 2명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옥포에 도착한 노만군은 친구들과 PC방, 놀이터 등에서 놀다 실종 6일째인 지난 14일 오후 3시께 옥포주유소 앞 도로에서 부산진경찰서와 공조수사에 나선 거제경찰에 의해 발견, 가족에게 인계됐다.
경찰조사 결과 노만군은 옥포동 모 초등학교에서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같은 반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다 지난 7일 부산으로 이사를 왔고, 전학을 앞두고 또다시 따돌림을 당하지 않을까 겁을 내 가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의 가출에 노심초사하던 어머니 헤르나즈씨는 노만군이 무사히 돌아오자 안도하면서도 아들이 다시 집을 나갈까봐 걱정돼 일을 나가지 못하고 있다.
헤르나즈 씨는 “아들이 공부를 잘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하게 살아 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울먹였다.
세 살 때인 지난 2000년 부모들과 한국에 들어온 노만군은 2004년 서울 이태원동 보광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외국인 학생들이 많았던 보광초등학교에서는 따돌림을 당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3년 전 옥포동 모초등학교로 전학오면서 ‘왕따’가 됐고 친구들의 괴롭힘 때문에 학교에 가는 것을 싫어하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 7일 부산 부산진구 범전동으로 이사를 왔지만 전학을 갈 학교에서 또 다시 따돌림을 당하지 않을까 두려워 가출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