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내 문화원 중 가장 오래된 건물 지원금 역시 도내 최저 수준

변광용 거제시장의 공약사업 중 하나인 거제문화원 이전 및 신축 문제가 최근 거제시의회 5분 자유발언 자리에서 지적돼 거제시가 딜레마에 빠진 모양새다. 지은 지 50년이 넘은 건물을 리모델링하거나 보수해 사용하는 것도 한계인데다 예산확보 및 장승포동 주민의 반발 등을 이유로 신축과 이전 모두 쉽지 않아서다.
거제시와 거제문화원의 자료에 따르면 거제문화원은 경남지역 20개 지역 문화원중 시설·법정운영비·수강과목·회원수 등 모두 최하위를 차지했다.
거제문화원 건물은 지난 1969년 장승포읍사무소로 지어져 1995년부터 거제문화원이 사용하고 있으며, 매년 누수와 기타 보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경남도내 지방 문화원 대부분은 2010년 이후 신청 및 이전이 진행된 상태며 도내에서 거제문화원 다음으로 오래된 건물을 사용하는 문화원은 지난 1996년 만들어진 고성문화원 정도다.
특히 건물내 별도의 주차공간이 없어 수강생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인근 유·무료 주차장을 사용하고 있으며, 위치상 고현·장승포·일운면 방면에서 문화원을 가려면 무조건 능포동 방향으로 우회해야 하는 등 접근성에도 문제가 있다.
노후화된 건물과 주차시설·불편한 접근성은 거제문화원 이전이 필요하다는 여론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거제시는 거제문화원 이전이나 신축 모두 당장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시가 지난 2018년 거제문화원 이전 및 신축을 위해 타당성조사를 계획했지만 거제시의회가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거제문화원 이전 및 신축에 대한 계획 및 예산편성 자체가 답보상태이기 때문이다.
또 시는 문화원의 이전에 대해선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승포동 주민들의 반발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시 관계자는 "거제문화원의 신축 및 이전은 오래전부터 시가 고려해온 사업이지만 예산 및 지역민의 반발 등이 예상돼 타당성조사 등을 거쳐야 하는 사안인 만큼 당장 성과를 보이기 힘든 사업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거제문화원, 지자체 보조금도 도내 꼴찌
거제문화원의 이전 및 신축도 문제지만 거제시가 문화원에 지원하고 있는 보조금도 경남 도내 문화원 중 가장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시가 거제문화원에 지원하는 법정운영비는 6264만원으로 김해문화원(2억2300만원)을 비롯한 타지자체 문화원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도내 인구가 가장 적은 지역인 고성문화원도 거제시보다 많은 8900만원의 법정운영비를 지원받고 있다. 법정운영비 외에 시가 매년 거제문화원에 지원하고 있는 지원금은 사업활동지원 4500만원, 문화학교운영 490만원, 문화행사지원 350만원, 향토사료 조사비 600만원이다.
법정운영비와 문화학교운영비의 경우 최근 4년 동안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사업지원활동비의 경우 2017년 이후 620만원, 문화행사 지원비는 2019년 이후 220만원, 향토사료 조사비는 2019년 1000만원으로 늘었다가 올해 다시 600만원으로 대폭 줄었다.
이밖에 문화원이 지역 고유문화의 개발·보급·향토사의 발굴·연구 등을 진행하면서 수집한 각종 중요 문서가 보관돼 있는 곳임에도 CCTV가 설치돼 있지 않다는 것도 지적되고 있다. 도내 문화원중 CCTV가 없는 곳은 거제와 진해 두 곳이 유일하다.
장승포동 시민 A씨는 "택시기사도 거제문화원이 어디에 있는지 물을 정도로 현재 거제문화원의 위상이 추락돼 있다"며 "문화원의 이전이나 신축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혈세로 운영되는 거제문화원이 최소한 어떤 의미와 기능을 하는 기관인지 알릴 수 있도록 시 행정에서 좀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