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숲을 가꿔야 할 산림청이 일방적인 수종 교체사업으로 대규모 벌목을 진행하면서 천연기념물인 팔색조 서식지와 숲 다양성을 파괴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산림청 함양 국유림관리사업소는 수종 교체사업 일환으로 거제의 명산 중 한 곳인 북병산에서 중장비 등을 동원해 7㏊에 걸쳐 지름 80㎝ 넘는 참나무와 소나무 등 2800여그루를 벌목했다.
베어낸 나무들은 참나무와 상수리 등 대부분 활엽수며, 아름드리나무가 밑동만 남긴 채 사라져 팔색조 서식지가 크게 훼손됐다. 벌목한 계곡에는 편백과 고로쇠나무를 심을 예정이다.
산림청은 불법적인 표고버섯 재배로 훼손된 나무를 베어내고 경제성 있는 수목으로 교체하기 위한 불가피한 작업으로 잡목을 제거해 편백나무를 심고 기존 수림의 20%는 유지한다고 밝혔지만, 일방적인 수종갱신 사업에 천연기념물의 서식지가 사라져가고 있다.

김영춘 거제 자연의벗 대표는 "팔색조 같은 여름 철새들에게는 번식지이자 서식지이며 보금자리인데, 이렇게 완전히 무차별하게 벌목한 것은 생태적인 관점에서도 전혀 고려 없이 벌목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전문가들도 이런 방식의 수종 교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며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이어 "그동안 현장조사에서 팔색조와 긴꼬리딱새가 번식하는 것을 목격했었다"며 "고목을 베어내고 어린 편백묘목을 심겠다는 산림 정책을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산림청 소유 국유림이지만 거제시와 아무런 협의나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대규모 벌목하는 것은 상식으로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관련 법령을 개정해서라도 대규모 산림을 훼손할 경우에는 해당 지자체 및 지역민들과 협의를 해야하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함양국유림사무소는 이번 사태와 관련 해명자료를 내기도 했으나 제보자가 항의하자 뒤늦게 이를 철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