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울성 파도 대비하라
너울성 파도 대비하라
  • 거제신문
  • 승인 2008.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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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낮 12시 38분께 충남 보령시 남포면 월전리 죽도에 10m 높이의 파도가 덮쳐 바닷가를 거닐던 부자(父子) 등 9명이 잃고 14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시 죽도에는 어린이날 연휴를 맞아 바닷가로 나들이 온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대부분이었다.

평화롭고 조용한 휴일 낮, 거대한 파도가 밀려올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남편과 자식을 한꺼번에 잃은 한 여인은 오열하다 끝내 실신하기도 했다. 이날 처참한 광경을 목격한 주민들은 할 말을 잃은 채 넋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기상청도 이 파도의 발생 이유를 모른 채 원인 분석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먼 바다에서 물결이 이동하면서 큰 파도로 합쳐져 발생하는 것 정도로만 알고 있을 뿐이다.

때문에 바다를 접한 지방자치단체는 기필코 너울성 파도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해양학자들의 지적이다.

예측 못해 속수무책

너울성 파도는 눈으로 잘 보이지 않는데다 사전에 위험성을 감지하기도 어렵다.

이번 충남 죽도의 너울 성 파도는 잔잔한 바다에서 갑자기 거대한 파도가 일어 낚시꾼과 관광객을 삼켜버린 것이다.

대피할 특보도 없고 준비해야 그 무엇도 전혀 없었던 탓에 무방비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대전지방기상청은 이날 보령앞바다에 평소보다 높은 파도가 예상된다는 예보를 했지만 특보는 발표하지 않았다. 

실제 이날 파고는 1m 이하로 낮았으며 바람도 초속 3~4m로 세지 않았다. 때문에 바닷가에서 한가롭게 관광과 낚시를 즐기던 사람들은 특별한 징후조차 예측하지 못한 채 변을 당했다.

보령시 재난안전과 관계자는 “죽도는 썰물에도 물이 빠지지 않는 곳으로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 곳이지만 너울 성 파도가 발생하기는 처음”이라며 “갑자기 파도가 높았던 원인들을 분석중”이라고 밝힐 뿐이다.

이번 파도는 태풍이나 지진이 발생했을 때 갑작스럽게 높은 밀려오는 해일과는 달랐다.
해일은 주기를 갖거나 반복되지 않고 일회성으로 지나가는 파도다. 지진을 관측하거나 태풍을 추적하면 예보가 가능하다.

반면 너울 성 파도는 긴 주기를 가지고 반복되는 파도다. 일반적인 파도가 5~10초 정도의 주기를 보이지만 너울 성 파도는 15~20초로 길어지며 때로는 10분 이상으로 길어질 수도 있다.

거제시도 안심지대 아니다

태평양 인접지인 거제시는 너울 성 파도와 관련, 안심지대가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

한국해양연구소 김종만 박사는 거제주변 해역도 너울 성 파도 발생 위험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태평양 인접 국가들이 지진피해가 잦은 것을 감안하면 물기둥처럼 한꺼번에 솟아 오르는 살인적 파도는 언제 발생해 어느 곳을 휩쓸고 갈지도 모른다는 것이 김 박사의 견해다.

기상청도 죽도에서 발생한 거대한 파도와 관련, 기상상황에 의한 폭풍해일 또는 지진에 의한 해일은 아닌 것으로 판단되며 사정에 예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넓은 바다에서 바람에 의해 시작된 작은 파도가 합쳐지며 나타나는 너울 성 파도는 수심이 얕은 해안으로 밀려오면서 속도가 갑자기 빨라지고 높이도 몇m 높아진다. 파도에 비해 밀고 오는 바닷물의 양도 몇 배나 된다.

한꺼번에 솟구치는 엄청난 양의 바닷물은 낚시꾼이건 관광객이건 닥치는 대로 쓸어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낚시객이 즐겨 찾는 바닷가 암벽이나 방파제 등에 대피시설 또는 안전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그리고 너울 성 파도 관련, 대 시민 홍보도 절대적이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각종 기상이변이 발생하고 있다. 이럴 때 위험에 대비하는 것은 지자체 단체장의 지혜며 역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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