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광용 거제시장이 28일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조선해양 매각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매각 발표 2주년을 앞두고 열린 이날 기자회견에서 변 시장은 “대우조선해양의 일방적인 매각 철회와 원점 재검토를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히면서 “당사자의 의사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진행돼서도, 지역경제와 시민생활을 수렁으로 몰고 갈 수 있는 불합리한 인수합병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변 시장은 “만약 대우조선해양이 매각된다면 기존뿐 아니라 신규 일감마저 현대중공업에 집중되고, 인력감축 등의 문제점이 나타날 것임은 기존의 타 기업 인수합병 과정에서 무수히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EU결합심사 과정 중에 불거진 LNG선 시장점유율 제한을 비롯해 사업축소, 기술력 해외 이전 등을 통한 조건부 승인까지 불사하겠다는 산업은행의 입장은 2년 전 이동걸 회장이 내세운 조선산업의 구조개편을 통한 산업 경쟁력 강화와도 전혀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또 “수년째 고용위기지역과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된 거제는 지난해부터 조선 물량이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조선 협력사 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대량 해고가 현실화되고, 하도급 업체들의 도산과 부도가 줄을 잇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 중인 ‘거제형 고용유지모델’은 이런 지역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거제시와 지역사회의 강력한 의지이자, 상생의 정책이다. 위기에 처한 조선산업과 지역경제를 되살리는 데 모두가 전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매각이 강행된다면 구조조정 불안과 조선 생태계 파괴, 나아가 지역경제 파국까지도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변 시장은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과 대한민국 조선산업이 있기까지 현장에서 묵묵히 땀과 열정을 쏟았던 노동자들과 향토기업을 아끼고 사랑해 온 거제시민이 있음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이것이 거제가 절박한 이유이고, 시민을 지키는 막중한 책임감을 가진 거제시장으로서 더욱 간절한 이유”라고 밝혔다.
기자회견문 발표 후 “거제시가 지금까지 공식입장이 없다가 이에 와서 매각 반대 입장으로 공식적으로 밝히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기자와 질문에 변 시장은 “지금까지 거제시 역시 대우조선 매각을 지역경제의 생존 문제로 받아들이면서 절박함을 끊임없이 호소하며, 산업은행과 청와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에 일방적 매각절차 중단과 재검토를 강력하게 촉구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대우조선해양의 독립경영‧고용안전‧조선생태계 유지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나 뚜렷한 해결점이 없는 상태에서 노동조합 및 범시민대책위와 협의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공동 대응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 앞서 이날 오전 11시부터 거제시청 정문 앞에서는 범시민대책위와 함께 한 전국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의 규탄 집회가 열렸다. 대우조선지회는 이날 규탄집회가 서울과 경남, 거제에서 동시에 열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