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1월 26일 제113회 거제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박명옥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매년 개최되는 11개의 지역축제를 통폐합해 경쟁력 있는 거제의 대표축제로 만들어야 한다.」고 의미 있는 주장을 했다.
박 의원은 11개나 되는 지역축제가 시민들께 얼마나 호응을 얻고 있는지, 사업성이 있는 축제인지, 나아가 관광거제를 위해 얼마만큼 기여를 하는 축제인지 등을 평가해 이를 통폐합 또는 집중화 해서 1년에 1개라도 제대로 된 축제를 개발, 효율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축제인 ‘남강유등축제’와 ‘진주예술제’가 좋은 본보기”라고 말하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지역 대표축제 개발을 위해 거제시 차원의 긍정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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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질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지방자치단체들은 문화브랜드에 많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 문화브랜드를 가장 가시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활동이 지역문화축제다. 축제는 그 시발이 대동제(大同祭)로서의 굿이다. 먹고 마시고 춤추고 노래하면서 집단사회의 공동체 일원임을 확인받게 된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그 저변에 숨어 있는 의도는 통치자들의 지도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수단이었다. 오늘날도 그런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7년 통계에 의하면 전국 232개의 지방자치단체에서 벌리는 축제가 무려 1,176개로 범람하고 있는 주된 원인은 업적과시용이거나 지방자치단체의 선거와 무관하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한결같이 지역문화자원의 사회·경제적인 가치를 인식하고 이를 하나의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적극 활용하여 지역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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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축제는 크게 두 가지의 재원에서 출발한다.
그 첫째는 이미 그 지역에 있어온 문화나 자연을 활용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새로운 문화의 생성이다.
그 전자의 예는 추운 겨울날씨 덕에 벌리는 화천산천어축제나, 진도의 신비의 바닷길축제, 담양 대나무축제, 금산인삼축제 등을 들 수 있고, 후자의 경우는 음성품바축제, 춘천마임축제, 남도음식문화큰잔치, 함평나비축제 등이다.
겨울이면 온통 눈밭으로 변하는 눈의 고장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삿포로(札幌)의 눈축제는 전세계에서 200만 명이 찾아온다. 홋카이도는 눈이 있어 눈축제를 하지만 우리나라 어디서든 볼 수 있는 나비를 소재로 벌리는 함평 나비엑스포에 관광객 200만 명이 넘을 것이라고 하니 이게 정말 지역경제의 효자다.
물론 지역축제가 경제적 효과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지역문화를 통해 지역민의 감정과 정서, 신뢰감 등을 형성하여 지역정체성을 만들어 낸다는 고부가가치도 있다. 어쩌면 이것이 더 중요한 메리트(長點)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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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거제시에서 매년 벌리고 있는 11개의 축제는 어느 정도 수준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07년도 문화관광부는 전국의 지역축제를 평가하여 우수축제, 유망축제, 예비축제 52개를 선정하였는데 불행하게 거제는 하나도 끼어들지 못했다.
경상남도 역시 각 시·군에서 열리는 축제를 우수축제, 육성축제, 일반축제 부분으로 나누어 25개를 선정하여 지원해 주기로 했는데 거제의 축제는 여기조차 그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러면서도 거제시는 해마다 판박이처럼 하는 말이 「올해 행사를 예년보다 더욱 알차고 다채롭게 진행, 시민·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 관광거제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행사계획을 수립」했다고 잘도 떠든다.
도무지 야심에 찬 프로젝트를 구상하지 못한다. 자연조건이나 거리가 없으면 함평의 나비축제나 춘천의 마임축제 같이 새롭게 생성해서라도 세계적 1%의 축제문화를 만들겠다는 꿈꾸는 자들이 있어야 한다.
가까운 여수도 엑스포를 유치하여 10조원의 황금알을 물었다고 야단인데 거제는 국민소득 3만 불 시대를 구가하면서도 축제는 구멍가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