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거제사람·관광
거제도·거제사람·관광
  • 거제신문
  • 승인 2008.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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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홍규 칼럼위원

거제도는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곳이다. 당연히 거기에 사는 사람들도 제일 좋은 사람들이다. 이렇게 말하면 더러는 웃을 것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거제 사람들은 자랑할 만큼 인심이 좋았다. 6·25 때 흥남 - 눈보오~라가 휘나알리는 바람 찬 흥남부두에- 에서 거제땅에 떨어진 피난민들의 생생한 증언이 있으니 참고로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내에 있는 흥남철수작전 기념비를 방문해 보시기 바란다.

그래서 거제는 과연 ‘거제(巨濟·클 거, 구할 제)’라고 풀이하기도 하고 우리나라 두 군데 계룡산(鷄龍山) 중에서 진계룡(眞鷄龍)은 거제 계룡산이라고도 한다.

누군가 거제도를 ‘환상의 섬’ 또는 ‘보물섬’이라 표현했다. 그렇다면 거제를 다녀간 사람들의 입에서 그런 말이 자연스럽게 나와 주어야 하는데 요즘도 과연 그런 느낌을 받을까? 아닐 듯하다.

거제도가 변해서일까. 거제도에 사는 사람들이 변해서일까. 아니면 그 모두일까. 설사 경관에 의한 감흥이 환상적이었다 할지라도, 거제도가 지니고 있는 여러 관광적인 요소가 보물처럼 귀하다 할지라도, 거제에서 만난 사람들로부터 마땅한 대접을 받지 못했다면 여행자의 기행문에 환상이나 보물이 등장할까?

재작년 캄보디아 여행중 소 떼를 몰고 가던 목동들이 낯선 우리 일행에게 꾸밈없이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던 순수한 모습을 잊을 수 없다.

관광의 구성요소 중 흡인력이 가장 큰 것은 ‘사람’임을 기억하자. 관광도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나는,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일 중 하나라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자유와 인권이 신장 되어 자존감이 커진 현대인들은 대접받고자 하는 마음 또한 예전보다 커졌다고 봐야 한다.
그런 만큼 관광객들의 심리작용은 현대 관광의 중요한 요소(변수)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볼거리, 먹거리, 살거리, 놀거리, 잠자리 등이 잘 갖추어진 것이 관광이라는 종래의 개념은 수정되어야 한다.
참된 관광은 좀 더 활력있는 내일 즉 미래로의 충전을 위해 재투자 하는 귀중한 시간으로 다시 인식해야 하며, 단순한 관광을 넘어 무언가 마음에 남아야 하고 다시 오고 싶어져야 한다.

바다와 풍광과 산물이 어우러지고 그 위에 독특한 문화(문화재)와 순후한 인심이 더해진 관광, 진솔하고 친절한 사람들에 의한 잊을 수 없는 여행, 그것이야 말로 관광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까?

조선소 건설로 인하여 개발되기 이전의 거제도와 거제인심이라면 그와 같은 관광이 용이하지 않을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하다가 굳이 수십년 후 다가올 조선업의 불황을 예견하지 않더라도 관광업은 진작부터 우리 거제 사람들의 영원한 테마사업이라는 데에 이른다.

이 ‘대대손손 이어질 기업’을 대하는 거제 사람들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리라는 것은 자명하다. 앞으로 거제 사람들 모두가 스스로 관광자원임을 깨닫고 ‘여행 온 손님’들을 자신이 그 사람이 된 듯이 잘 모셔야 한다.

거제도를 한 번 다녀간 사람이 두 번, 세 번, 다시 오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면, 계속 머무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실패한 사업이라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어느 스포츠 신문에서 ‘레포츠는 생활이다‘라는 제목을 본 적이 있다. 파리지앵(프랑스 파리 사람)들은 평소 땀 흘려 열심히 일하는 목적이 한 달간의 여름철 바캉스와 겨울 스키 휴가를 즐기기 위해서라고 서슴없이 말한다고 한다.

앞으로 소득이 향상되고 여가가 많아질수록 전체 생활 중에서 레져와 관광의 비중은 점점 커질 것이다.
그 때를 대비하여 관광과 관광객을 생각하는 거제 사람들의 태도와 준비는 당연히 앞서가야 할 것이다.

천민자본주의형 취향에 영합하지 않고 품위있는 관광을 지향하면서 ‘관광은 이러이러한 것’이라는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을 먼저 넘어서야 한다.

그런 틀에 박힌 생각을 가지는 때부터 퇴보하는 것임을 유념하여 거제의 관광을 늘 시대 상황에 맞춰 발전적으로 진화하도록 애써야 한다.

보령 ‘머드축제’나 함평 ‘나비곤충축제’에서 보듯이 거제도와 거제 사람이 지닌 모든 것이 그대로 관광 자원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유ㆍ무형의 관광기반(인프라)조성에 힘쓰는 한편 참신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부단한 연구 노력으로 창의적인 관광자원을 계발하는 일은 우리의 영구(永久) 과제다.

지금부터 거제 사람들에게 있어 관광사업은 현재와 미래의 생활, 그 자체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거제 시장님, 우리거제도에 변변한 관광안내소 한 군데 없는 것은 어찌된 일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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