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이 가난한 집에는 제사가 많아서 농부는 농사를 지을 때마다 찬물을 떠 놓고 정성껏 제사를 올리곤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어머니 제사만은 그냥 찬물만 떠놓고 지낼 수가 없었습니다.
한 번은 어머니 제사가 돌아와서, 장에 나가 나무를 팔아 고기를 좀 마련하였는데 쌀이 없었습니다. 농부는 여러 가지 생각 끝에 자기가 부치고 있는 남의 논에 가서 잘 자란 벼를 베어다가 밥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농부의 마음이 편할 리가 없었습니다.
“아! 우리 어머니 제사를 지내는데 내가 도둑질을 했구나. 비록 내가 피땀 흘려 지은 논의 벼지만 원래 이 쌀은 남의 것이다. 나중에 추수를 다해 나누어야 하는데 미리 내 마음데로 베어다가 이렇게 했으니 참으로 주인에게 미안한 일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주인을 위해 축원해 주는 일이니 그렇게 해야겠다.”
이렇게 마음먹고 그는 매일 “그저 나 잘사는 것 보다 주인이 잘 살게 해주십시오.” 하면서 빌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마음이 편치 않았기 때문이지요.
그러기를 삼년이 흘렀습니다. 한편 논 임자는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꼭 이맘때면 물꼬 근처에 벼 한단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삼 년째 되던 해 논 임자는 물꼬 근처를 지키기로 하였습니다.
한밤중이 되니까 이논을 부치는 사람이 오더니 하늘을 향해 무엇이라고 중얼중얼 거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고는 벼를 조금 베어가지고 집으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논 주인이 쫓아가보니 그 농부가 제사를 지내는데 잔을 부어 놓고 “어머니 이 불효자식은 남의 논을 부치면서 가을 추수가 다 끝나기 전에 주인 몰래 벼를 베어다가 이렇게 제사 밥을 올립니다.
어머니 많이 잡수시고 아무쪼록 논 주인이 잘되게 해주십시오! 저야 생전 이렇게 밖에 못살 처지니까 더 바라지도 않겠습니다. 그 집만 잘 살게 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주인은 눈시울이 시큰거리고 목이 메어 왔습니다.
“아! 이제 보니 내가 삼년동안 재산이 늘어 논 섬지기를 더 살 수 있었던 것은 저 사람의 진실한 축원 덕분 이었구나 이 고마움을 어찌해야 할까?”
이튿날 논 주인은 농부를 불러 놓고서, “그래 자네 뒤를 따라가 보았지 벼를 터서 밥을 지어 어머니 제사상에 놓더군. 그 모습을 다 보았네, 그리고 자네가 간절하게 축원하는 소리도 내 다 들었네, 어떻게 복이 굴러 오는가? 이상하게 생각하였는데 이제 보니 그것이 모두 자네의 축원 덕분이었네, 참으로 고맙네, 그 논 한 섬지기는 자네가 부치게 자! 이것은 논 문서야 진심으로 고마워 주는 것이니 부디 사양치 말고 어서 가지고 가게나.”
이 이야기처럼 진실하게 남을 위해 축원을 올리거나 기도를 하면 그 공덕이 자신한테 돌아온다는 사실입니다. 부처님이 설하신 인과의 법칙은 항상 사실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복되게 살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진심으로 복을 어떻게 구하는가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복을 얻고 싶으면 스스로 복을 지어야하고 마음을 비워야 합니다. 무언가에 꽉 차 있는 곳에 복이 들어갈 자리가 있을 수 없습니다.
다음에는 진심(眞心)을 내십시오.
진심이란, 자신에게 참다운 마음을 내는 것, 그리고 타인을 참다운 마음으로 대하는 것, 어떠한 상황에서도 거짓됨이 없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정법염처경>에 보면 “선도(善道) 가운데는 진실한 말의 선도가 제일이며, 모든 등불 가운데는 진실의 등불이 제일이며, 모든 병을 치료하는 약 중에는 진실한 말의 약이 제일 이니라.” 하였습니다. 그 다음에 복을 받으려면 부지런 하십시오.
<출요경>에 보면 “비록 백년을 오래 살아도 게으르고 부지런히 노력하지 않으면 하루 동안이나마 부지런하고 마음이 굳센 것만 못하느니라.” 하였습니다.
부지런하라는 것은 성실하라는 말입니다. 부처님을 “정진주의자”라고 일컫는데 이를 다시 풀어보면 성실히 노력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해야 할 것은 보시하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삼세인과(三世因果) 즉, 과거 현재 미래를 통해서 이미 가르쳐 주었습니다.
“오늘의 나의모습(행위)을 보면 과거의 나의 행위를 알 수 있고 오늘의 나의모습에서 미래의 나를 예견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스스로 복인이 되고자 한다면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현재 이 순간부터 타인과 이웃과의 나눔을 실천하고, 타인의 고통과 아픔, 기쁨을 함께 하는 자비의 마음을 낼 줄 알아야 합니다.
이러한 나의 생각과 행위들이 반드시 나를 복인이 되게 하는 원인이 됨을 굳게 믿기 때문입니다.우리 모두의 삶이 항상 충만하고 복되시기를 부처님전에 간절히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