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塔)
탑(塔)
  • 거제신문
  • 승인 2008.06.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존이 35세에 보리수 아래에서 완전한 깨달음을 얻어 드디어 붓다(깨달은 자)가 되어 45년동안 설법하시다가 구시나가라(Kusinagara)의 사라(沙羅)나무 숲에서 「이 세상 모든 것은 변하여 간다.

게으르지 말고 정진하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시고 입멸하신다. 이후 시신은 다비(茶毘)하여 여덟 부족에게 유골로 분배된다.

이들 부족들은 분배 받은 유골을 안치하기 위해 탑을 세우게 되는데 이를 일컬어 근본팔탑(根本八塔)이라 한다. 탑은 고대 범어로 스투파(st?pa)라 부르고 이를 소리 나는 대로 의역하면 탑파(塔婆)고, 탑이란 그 준말이다.

본래는 지금과 같은 모양의 탑이 아니라 돌무더기를 쌓거나 흙으로 높이 쌓아 만든 무덤이었지만 단순한 무덤이 아니라 부처의 사리를 안치하는 성스러운 묘탑(墓塔)으로 출발하여 지금은 전통 가람 배치의 필수 구조물이 되었다.

동양 3국은 그 지정학적 조건에 따라 각기 다른 형태의 탑문화가 형성된다. 중국은 벽돌을 쌓아 만든 전탑, 일본은 목탑, 한국은 석탑이 가장 보편적으로 발달했다. 중국은 땅이 넓어 질 좋은 흙이 많아 일찍부터 고대 건축물은 흙을 소재로 한 계통이 주류를 이룬다. 도자기 문화의 발달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일본은 화산이 분출하여 형성된 땅이라 벽돌을 만들기에 적합하지 않고, 석재 또한 재질이 견고하지 못하다. 지질은 화산재의 영향으로 알카리성이 강해 목재가 쉽게 썩지 않으므로 자연 목재문화가 발달할 수밖에 없다.

거기에 비하면 우리는 질 좋은 화강암이 전국 어디서나 산재해 있어 돌을 다루는 기술이 가장 뛰어나다. 그러나 중국으로부터 불교가 유입되던 애초에는 목탑이던 것이 전탑을 거쳐 석탑으로 마무리되는 과정을 밟는다.

물론 그 사이에 돌을 벽돌 모양으로 깎아서 쌓아 올린 모전탑(模?塔)이 있기도 하다. 얼마 전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목탑 건물터가 백제 유적지 풍납토성에서 발견되었다. 5세기 이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목탑의 흔적으로 탑의 역사가 바뀌게 되었다. (san1090@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