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금강 십자동굴, 유람선 소음 ‘몸살’
해금강 십자동굴, 유람선 소음 ‘몸살’
  • 배창일 기자
  • 승인 2008.0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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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과 확성기 소음 천둥소리 맞먹는 109.5데시벨, 저주파음 발산 타격

▲ 바다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명승 제2호 거제해금강이 유람선 소음으로 몸살을 앓고있는 사실이 밝혀졌다.

바다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명승 제2호 거제해금강이 유람선 소음으로 몸살을 앓고있는 사실이 밝혀졌다.

SBS 방송국 보도에 따르면 거제해금강 최고의 비경을 자랑하는 십자동굴이 유람선 엔진과 확성기 소음 때문에 지속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것.

하루 수십척에 달하는 유람선이 드나들고 있는 십자동굴에서 측정된 소음은 109.5데시벨로 천둥소리와 맞먹는 엄청난 크기다.

특히 선박의 엔진은 큰 물체를 공명시켜 파괴할 수 있는 강력한 저주파음을 발산, 동굴 전체를 진동시켜 지속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십자동굴에 저주파로 인한 충격이 누적될 경우 지난 1940년 공명현상으로 무너진 미국 워싱턴 다코마 현수교처럼 바다 위 돌섬인 거제 해금강도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배명진 숭실대 정보통신전자공학부 교수는 “자동차 소음이 75데시벨이고 KTX를 타도 95데시벨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현재 십자동굴 내부는 천둥번개 소리가 계속해서 바위를 때리고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는 이 같은 소음문제에 대한 실태조사나 전문가 자문을 구하지도 않은 채 무대책으로 일관, 소음으로 인한 훼손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민 문모씨(36·옥포동)는 “오랜 세월 동안 파도와 바람으로 다듬어진 해금강 절경이 사람들의 이기심 때문에 위협에 처했다”면서 “이제부터라도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조사를 통해 해금강의 아름다움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사무소 관계자는 “환경부와 거제시, 통영해경 등 유관기관과 논의를 통해 피해상황에 대한 정확한 확인과 조사 작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정밀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가의 자문을 구해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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