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의회, 민생은 뒷전 밥그릇 싸움에 ‘올인’
거제시의회, 민생은 뒷전 밥그릇 싸움에 ‘올인’
  • 배창일 기자
  • 승인 2008.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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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밀약불구 배신 때리기, 동료간 불신 팽배

야당 소속의원 3명, 약속 어겼다 일제히 퇴장
윤영 국회의원 입김 허사 자신들 입신 위해 짝짓기

거제시의회가 약속뒤집기, 본회의 불참 등 파행으로 치달아 역대 지방의회 사상 볼 수 없었던 수준미달 의회로 전락했다.

더구나 야당소속 의원들과는 총무사회위원장, 산업건설위원장 등 두 자리를 양보하겠다는 악속을 하고도 정작 투표에 임해서는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에 표를 몰아 거제시 의회는 신의를 저버리는 의회, 입신(立身)에 눈 먼 불신의회라는 시민들의 비난도 빗발치고 있다.

또 이번 선거에서 산업건설위원장에 선출된 강연기 의원이 위원장직 사표를 제출했는가 하면 일부 의원들은 동료를 믿지 못하는 분위기에서 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며 등원조차 거부, 7일 속개된 제118차 거제시의회 제1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는 정족수 미달로 열리지 못하는 등 9일 현재까지도 파행이 계속되고 있다.

야당소속 의원 본회의장 퇴장 등 파행 

거제시의회(의장 옥기재)는 지난 4일 제5대 거제시의회 하반기 의장단 및 각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실시, 의장에는 옥기재 전반기 의장을, 부의장에는 김두환 의원(아주·능포·장승포·마전동)을 선출하는 한편 총무사회위원장은 이태재 의원(전 신현읍)을, 의회운영위원장은 임수환 의원(사등·둔덕·거제·동부·남부면)을, 산업건설위원장은 강연기 의원(사등·둔덕·거제·동부·남부면)을 각각 선출했다. 

그러나 진보신당 소속 이행규(전반기 부의장), 한기수 두 의원과 민주노동당 소속 박명옥 의원(비례대표) 등 야당의원 3명이 당초 약속을 어겼다는 이유로 본회의장을 퇴장했다.

또 이와 관련 7일 오후 2시 속개된 거제시의회 본회의도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5분 만에 산회하는 등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강연기 의원이 제출한 산업건설위원장직 사퇴 건을 처리키로 했으나 전체 13명의 위원 중 6명만 참석, 정족수미달로 본회의를 속개하지 못했다. 

옥기재 의장은 “어떠한 불만이 있더라도 의원들은 회의장에 참석해 충분한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도리”라고 밝혔다.

김두환 부의장도 “모든 것은 접어두고 일단 회의에 참석해 논의하는 것이 순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기수 의원은 “동료 의원들을 믿지 못하는 분위기에서 어떻게 회의장에 참석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고 “간담회 등을 통해 문제점을 해결한 후 의회를 속개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날 회의에 참석한 옥기재 의장, 김두환 부의장, 이태재 총사위원장, 임수환 운영위원장, 김창성, 유수상 의원 등 6명은 숙의를 거듭했지만 묘안을 찾지 못했다.

또 8일 오후 1시30분 열릴 예정이던 의원간담회도 무산된데 이어 본회의 개회도 흐지부지 되는 등 사실상 의회활동이 마비상태다.

▲ 거제시의회의 밥그릇 싸움으로 인한 파행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의장단 선출하던 중 일제히 퇴장해 버려 텅빈 의회.

약속은 뒷전, 입신위해 짝짓기

거제시의회의 이번 사태는 윤영 국회의원의 사전 조율이 한나라당 비주류 의원들의 반감으로 작용, 사전 약속자체가 완전 무산되는 등 파행을 자초했다는 분석들도 나오고 있다.

윤 위원장은 최근 한나라당 당원 및 일부 시민들의 의견을 집약하고 지난달 30일 거제시의회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을 차례로 불러 제5대 거제시의회 하반기 의장은 옥진표 2선 의원(옥포1·2동 연초·하청·장목면)을, 부의장은 2선인 이상문 의원(전 신현읍)을, 의회운영위원장은 김정자 의원(비례대표)을, 총무사회위원장은 김두환 의원을, 산업건설위원장은 강연기 의원을 선출하는 등의 안을 제시, 당 소속 의원들의 조율을 권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조율은 지난 6·4 도의원 보궐선거에 적극 참여했던 의원들을 배려하는 차원으로 비춰졌다.
때문에 도의원 선거에 적극적이었던 의원들은 주류로, 그렇지 못했던 옥기재 유수상 이태재 임수환 김창성 의원 등 5명은 자동적으로 비주류로 분류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비주류측 의원들은 옥기재 의장을 옹립, 하반기 의장으로 추대키로 했다. 그러나 5명의 비주류 의원으로는 전체의원 과반수에 못 미쳐 이행규 전반기 부의장의 백의종군을 조건으로 야당 측 한기수 의원에게 산업건설위원장 자리를,  박명옥 의원은 총무사회위원장에 선출하는 안을 상의했다.

그 결과 옥기재 의장은 이번 투표에서 8표를 획득하며 하반기 의장으로 당선됐다. 이같은 결과는 비주류 5명에 야당 3명이 가세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정작 각 부서별 위원장을 뽑는 투표에서는 야당 소속 의원들은 전원 배제된 채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의회 요직을 독식하는 형태로 결론 났다.

때문에 윤영 위원장과의 약속, 한나라당 비주류 의원 측과 야당 측 의원들과의 약속 등 이번 의장선출 관련 모든 약속이 한꺼번에 무산되며 거제시의회는 약속과 신의가 통하지 않는 특수 집단이라는 혹평들도 쏟아지고 있다.

일부 의원 욕심도 한 몫

이번 거제시의회의 파행은 이상문 의원의 반란도 한 목 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은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의 끈질긴 설득에도 불구, 선거일이 임박할 때까지도 의장 출마를 고수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출마의 변은 “그간 의회의원 출신 시장이 없었다. 의장 이후 차기 시장 선거에 출마 하겠다”는 것이었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그러나 윤영 위원장의 조율에도 불구, 부의장 선거에서 낙마한 그는 “친정집(야당)이 미운지 시가집(한나라당)이 미운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는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남겼다.

또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박모, 김모 의원 등 비례대표 두 의원들이 부의장 또는 일부 위원장 자리에 집착하는 형태로 비춰지고 있다고 지적, “설쳐도 너무 설친다”는 등 불만을 토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이번 거제시 의회의 파행은 이미 예고된 일정이었다는 것이 뜻있는 시민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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