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27일 거제시와 (주)삼성중공업 건설사업부가 고현만에 490,939㎡<148,500평>의 공유수면을 매립하여 인공 섬을 조성한다는 워터프론트시티 업무협약식 발표가 있었다.
이 사업을 하는 주된 이유는 원스톱 생활서비스가 가능한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미니 신도시를 만들어서 2010년 거가대교 개통 이후 거제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로서 관광효과와 대내외적인 도시이미지를 새롭게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주민들은 오랜만에 우리시와 삼성이 지역 발전에 획기적인 작품을 만든다는 긍정적 여론과 삼성특혜라는 부정적 여론이 교차되고 있는 현실이다.
여기에다 고현만의 주인이 국가냐? 거제시민이냐? 라는 얘기도 들려온다.
아늑한 고현만의 공유수면은 주인이 누구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생각하면서 어떻게 활용하고 보존하는 것이 내일을 위한 것인지, 다양한 의견들이 수렴되고 토론되어서 최상의 정책을 생산하는 것이야말로 이시대의 거제를 책임지고 있는 지도자와 기업, 언론, 시민단체 모두의 사명이라고 단언한다.
사실 옛적의 고현만은 연초면 가스충전소부터 중앙고등학교, 신현파출소, 경남은행, 신우성아파트와 홈플러스 그리고 성원아파트 인근이 전부가 해안선으로서 깊고 넓은 갯벌이 발달한 아름다운 풍광을 가지고 있었다.
수월·연초·고현·장평천의 네 하천의 육수가 충분히 공급되어서 어패류와 물고기가 많이 잡히는 이름 난 해변이었다.
어릴적 60년대 초등학교 시절 오전 10시쯤 지금의 홈플러스 인근 바닷가에 가면 오후 4시 밀물이 밀려 올 때까지 해초와 해산물로 점심을 때우고, 집에 오다가 고구마를 발로차서 뽑아먹던 기억들이 생생히 떠오른다. 이러한 고현만의 진정한 주인은 지역 주민과 차세대의 후손들임을 상기시켜본다.
인공 섬 자체를 걸작품으로 만들고 사업내용 조정도 있어야…
발표된 매립계획에 의하면 직사각 형태로 현 육지와의 이격거리가 24m로 알려져 있다. 이것은 누가 보아도 문제를 안고 있다.
상업지 6만1,702평을 만들어서 평당 1천만 원이면 매각대금이 들어와서 도로, 매립건설 비용 5,517억을 충당할 수 있다는 산술적계산과 도로 등 공공부지를 7만평정도 확보해야 된다는 목표 때문에 만들어진 잘못된 디자인이다.
그것보다는 인공 섬 자체를 최대한 조형미를 살려서 긴 타원 굴곡 형으로 조성하고, 현 육지부와 최소한 50m 이상의 거리를 이격시켜야 한다. 그리고 이 작은 인공 섬 조성으로 공공청사 이전에 따른 비용부담까지 고려할 필요가 없다. 과도한 욕심은 모든 사업을 병들게 하고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3조5천억 프로젝트의 허와 실은?
야심찬 인공 섬 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민과 공감대를 만들어야하고 환경친화적인 계획이 우선되어져야한다. 사업내역을 살펴보면 교통흐름 개선을 위한 도로건설과 매립토목공사비가 5,517억 친수공간조성과 건축공사가 약 2조 5천억이 투입된다고 한다.
이렇게 진행될 때 고현 항 내수면적 3백8십7만평의 일부분을 상실하는 대신, 친수공간 확보와 일류신항만이 건설되고, 50층 규모의 복합빌딩 신축으로 테마가 형성되며, 교통인프라의 확충으로 (구)신현읍의 관문이 달라지고 새로워져서 거제의 위상이 격상될 것이다.
만약 사업주체와 주민이 최대 공약수를 만들지 못하면 어머님 품 같은 포근하고 아늑한 고현만은 더 흉물스럽고, 환경침해와 배수문제로 재앙과 재난을 맞을 수 있다. 또한 거제시와 삼성의 지나친 욕심으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할 경우 시민의 거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인공섬 시민참여추진위원회 발족이 필요할 때
이 사업과 관련된 정부기관인 해양정책국과 항만정책국에 문의해 보니, 인지는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협의나 진행되는 사항은 없었다.
이러한 때에 우리 모두는 긍정적 시각에서 협력하여 문제를 풀어내고 다듬어 가야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조용한 섬마을에 양대 조선소가 건설되어서 우리시의 슬로건을 ‘조선 관광 휴양도시’라 명명하게 되었다.
대우조선해양이 지금은 주인 잃은 회사지만 김우중 회장 시절 대우초등, 거제중고, 거제대학, 대우병원 등 지역민에게 필요한 투자를 많이 했다.
물론 삼성중공업도 지역을 위한 크고 작은 투자가 있었지만, 이번의 인공 섬 조성 사업에 기업의 이익을 주민과 함께 나눈다는 동반자적인 참다운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해본다.
그리하여 사업목적인 친환경 해안도시, 도시주변 도로망 확충, 노후화된 공공시설 신축 등이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고현만의 사실상 주인인 시민의 실질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그래서 토취장 위치 선정 문제, 공공청사 이전에 따른 필요성과 시기, 재원마련, 사업주체의 적정이윤, 인공 섬 면적 조정과 친수공간 이격거리 문제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는 시민참여 추진위원회의 발족이 시급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