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그룹 조선사업 끝내 ‘무산’
대주그룹 조선사업 끝내 ‘무산’
  • 백승태 기자
  • 승인 2006.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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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건 부적절, 변명 늘어놓고 고별 선언
김 시장, MOU 파기 관련 강도 높은 질책
판단 잘못, 3백20만 도민께 머리 숙여 사과

김태호 경남지사, 김한겸 거제시장, 대주그룹 허재호 회장 간 MOU까지 체결했던 조선소 건립 사업이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대주그룹 소속 대주건설 박재영 부회장과 박용진 신규사업본부장은 18일 오후, 김한겸 시장을 방문, 거제조선소 건립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김 시장은 “MOU, 즉 양해각서 체결까지 한 대기업이 대 시민과의 약속을 초개 같이 버리는 것은 기업윤리에 먹칠 하는 행위나 다름없다”며 일련의 사태에 대해 강도 높게 질책했다.

특히 김 시장은 “그간 대주 측 조선소 건립의 부진한 추진 실적에 대해 시민들은 하지도 않을 조선소를 선거용에 이용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해 왔다”며 “대주 측의 사업포기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주그룹 박 부회장은 “거제 지역에서의 조선소 건립은 경제성이 없어 포기가 불가피 하다”고 밝히고 “당초 판단 잘못으로 오늘과 같은 결과를 초래한데 대해 20만 거제시민과 3백20만 경남도민에게 머리 숙여 정중히 사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최근 떠도는 대주그룹의 하동 갈사만 조선소 건립 여론은 사실 무근”이라고 강조하고 “현장조사는 해봤지만 암반 50m에 이르기까지의 뻘층은 더 많은 예산을 필요로 해 이곳 역시 사업성은 희박했다”고 밝혔다.

원용진 사회산업국장은 “거제 조선소 건립계획에는 처음부터 항로 등의 문제점이 있었는데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식으로 해놓고 지금 와서 못한다며 약속을 어기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거제지역의 조선소 사업계획을 철회하는 대신 대주그룹의 주된 사업중 하나 인 콘도 또는 골프장 건설계획을 수립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박 부회장은 “경기도 안성, 대구 등 전국 8개 지역에 골프장을 건설했거나 추진 중에 있으며 동두천, 전남 함평, 담양 등에는 ‘다이내서티’ 명칭사용의 콘도를 건립했다”며 “이곳 거제에도 조건만 맞으면 이 사업들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대주그룹은 지난해부터 거제조선소 건립계획을 추진, 올 2월에는 사등면 청곡일원 50여만 평(해면 42만평, 육지 8만평)에 총 자본금 4천억원을 투입, 5-10톤급 선박, 건조 및 수리를 위한 중형조선소를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달 24일, 경남도와 거제시, 대주그룹간 조선소 건립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과정에서는 조선소 규모를 1백만 평으로 늘리고 선박건조도 10-30만 톤급 건조규모의 대형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대주 허재호 회장은 현장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여건이 너무 좋아 예산 등을 상향 조정, 사업장규모를 배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주 측은 지난달 초, 사등만 일대는 4백여 건의 각종 어장이 산재, 피해보상금만도 2천억 원에 달해 사업성이 없다며 사곡만일원에 조선소를 건립토록 거제시가 배려해 줄 것을 요청했다.

거제시는 사곡만은 시민들의 정서가 스며있다며 단호히 거절, 하청면 개안만을 조선특구로 지정하겠다며 이곳을 권했다.

그러나 대주 측은 “개안만 덕곡해안은 바로 앞에 위치한 칠천도로 인해 배의 후미가 닿을 수 밖에 없다”며 불가를 통보했고 하청면 석포해안은 평균수심이 16m에 달해 도크장 건설 등에 필요한 매립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때문에 경남도와 거제시, 대주간의 MOU체결은 약 8개월 만에 전면 백지화, 거제지역 또 하나의 대형 조선소 부푼 꿈은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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