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호 (시인·수필가·신현초교운영위원)
많이 부대낀 것들은 쉽게 녹슬지 아니한다
야멸찬 세파에 살아남은 사랑이라면
뿌리째 뽑힌다 하더라도 녹아지지 않는 것이다
햇살의 세월이 지나도 채색은 오히려 숙성되어
내 오늘 그대의 사랑을 풀어
지친 나의 속을 풀어 내리는 것
누구와도 쉽게 어울려
배시시 웃음을 날리는 덜된 소녀의 모양으로
물속에서 한없이 부드러워져도
결코 따스함을 잃지 않는 그대의 사랑에서
나는 오늘 용기를 얻는 것
하도 힘겨웠던 세월들을 사면, 복권하여
다시금 사랑해볼 수 있는 희망을 얻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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