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장승포교회에서 대우아파트와 롯데아파트를 지나 장미공원을 거쳐 가파른 산을 조금 오르노라면 독립유공자 옥영환 님의 묘가 보이고 그곳에 시민을 위한 체육시설이 준비되어 있다.
필자는 부교역자들과 함께 아침운동을 한 후 계속 정상을 향하여 산을 오르게 되었다.
산을 오르면서 소나무 하나가 부러진 채 썩어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교역자중 한 사람이 발로 옆차기를 해서 넘어트릴 수 있겠느냐고 질문했다.
그 때 넘어트리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사람도 있었지만 동행한 교역자 가운데 한 사람이 능히 넘어 트릴 수 있다고 큰 소리를 쳤다.
그래서 음료수 내기를 하기로 하고 정상을 정복하고 내려오면서 썩어가는 그 나무 앞에 목사님 한 분이 폼을 잡게 되었다.
태권도 이단 옆차기, 얏! 하면서 썩어가는 나무를 발로 차는 순간 우지직하고 뿌르졌으면 좋았을 것인데 부르진 것이 아니라 발로 차는 힘에 의해 밀렸던 그 소나무가 원심력을 회복하면서 처음 위치로 되돌아오는 순간 힘차게 찼던 목사님이 반대편으로 멀리 나가떨어지는 모습을 목격하고 우리 일행은 폭소를 자아내며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이후 우리 일행은 그 나무의 외형만을 보고 판단한 것에 대하여 부끄러움을 감 출 수 없었다.
그 나무는 비록 외형적으로 죽어 있었고 나무껍질이 빗물에 젖어 썩어 들어가는 모습을 연출했지만 그 중심은 소나무 진액이 그대로 엉켜있는 단단한 관솔의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필자는 이 사건을 경험하고 난 이후 하산하여 집으로 돌아와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오늘을 살아가는 필자를 비롯해서 수많은 사람들은 잎이 무성한 나무와 같이 겉은 아름답고 화려한 반면 내면의 세계는 옹골차지 못하고 너무 가벼운 모습을 지니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그 썩어가는 소나무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들의 모습이 아니라 외유내강(外柔內剛)이라고 했던가? 비록 외형적인 모습은 무가치하고 무의미하고 무능력해 보였지만 그 소나무는 진정 외유내강의 전형을 보여 주었다.
오늘 이 시대 속에 정말 필요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열매 없이 잎만 무성한 무화과나무 같은 사람일까 아니면 소멸되어가는 소나무 같은 사람일까?
필자는 청운의 꿈을 품고 내일을 준비하는 이 나라의 젊은이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열매 없는 무화과나무 같은 젊은이가 아니라 볼품없는 소나무 같은 사람이 되라고.
비록 외형적인 모습은 대단하지 못하고 아름답지 못하고 화려하지 못하다할지라도 나의 내면의 세계, 속사람을 알차게 채워가는 젊은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인류의 구세주가 되시는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열매가 있어야함에도 불구하고 열매가 없는 잎이 무성한 무화과나무를 보시고 저주하시기까지 한바 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젊은이들은 외형적인 모습을 아름답게 꾸미고 화려하게 가꾸고 멋있게 포장하는데 시간과 돈과 정열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속사람을 알차게 만드는데 시간과 열정을 쏟아야 할 것이다.
대학 4학년 여름방학이 되면 많은 여대생들이 성형외과를 찾는다고 한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땜질하기 위해서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아름답지 못한 부분을 간직한 채 평생을 살아가느니 보다 수술해서 아름다운 모습으로 자신감 있게 인생을 살수 있다고 한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 없다.
그러나 필자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신신당부를 하고 싶다. 진정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외형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 내면적인 아름다움이라고. 세월에 의해 퇴색되어 가는 아름다움이 아니라 누구도 빼앗아 갈수 없는 속사람의 아름다움이라고
2008년 7월을 보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