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스카우트 경쟁도 치열, 조선 메카 명성 퇴색 우려
해가 갈수록 조선 수주물량이 늘어나는데도 불구, 전문 인력 양성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어 ‘조선 메카’ 명성 퇴색이 우려되고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통영, 고성 등 남해안에 신생 조선소들이 설립되며 인력스카우트 경쟁도 치열, 일부 조선부품생산업체는 생산 공정조차 차질을 빚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 수주량은 지난 2001년 총 64만8,000t(185척)이던 것이 2006년에는 1,958만t(498척), 지난해는 총 2,364만톤(707척)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도 최고치 갱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조선전문 인력은 일부 조선사 자체 양성인력 다수를 제외하고는 인근의 경상대학교 해양과학대학이 33명, 거제대학이 320명 등 연간 총 353명의 조선전문 인력을 길러내는 게 고작이다.

조선인력 양성 현항
조선소는 전국적으로 울산·부산권(진해 포함), 거제·통영권(고성지역 포함), 목포권 등 3개 권역으로 나눌 수 있다.
이 가운데 울산·부산권은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한진중공업, STX조선, 대선조선 등이 있으며 이 중 STX와 대선조선은 인력교육원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최근 신생조선소들이 늘어나는 거제·통영권에는 신아조선과 신생 성동조선해양, SPP조선 등이 인력 양성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조선협회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 건조량은 2004년 1,514만t에서 2005년 1,768만t, 2006년 1,958만t, 지난해는 2,364만t으로 조선산업 성장세는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조선기능인력은 2006년의 경우 1만413명이 필요했지만 공급은 7,825명에 그쳐 2,588명이 부족했고 지난해는 2,814명, 올해는 4,408명의 조선기술 인력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경상대학교 해양과학대학은 올해 처음으로 조선공학과를 신설, 33명의 신입생을 받아들였으며 거제대학은 해마다 매카토닉스계열(조선기계, CAD기계설계, 해양플랜)에 110명의 정원을 비롯, 선박기술계열(선박건조, 선박전기) 100명, 조선정보기술계열(선박설계그래픽, 선박검사전자, 조선정보처리) 110명 등 연간 총 320명을 배출하고 있다.

이밖에도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는 자체 인력양성소를 설립해 기술, 기능인력을 충원하고 있으나 이들 업체를 제외한 대다수는 자체 양성은 엄두조차 내지 못한 채 인력확보에 급급한 상황이다.
때문에 인력 수급에 불안을 느끼는 일부 조선업체들은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인력 양성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업장 확장, 인력난 심각해 질 듯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를 포함해 이들의 아성에 도전하는 STX조선과 신생 조선소들까지 현재 2~3년치 물량을 확보하는 등 조선 산업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조선 빅3’는 10년 이상의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해가 갈수록 사업장 규모도 늘리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조선부품 생산을 위해 한내농공단지를 추진 중에 있으며 사내에는 연간 선박 10척의 건조능력을 갖춘 길이 330m, 폭45m의 플로팅 도크(floating dock: 부유식 도크)를 시설 중에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세계 1위의 조선해양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지난해 ‘F1 전략’을 발표했다.
F1전략이란 업계 최고(First)의 경영목표를 빠른 시간 안에 달성하고 일하는 방식을 빠르게(Fast) 전환하며 회사의 규정과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개선(Formula)하자는 것으로 이 전략을 바탕으로 오는 2012년까지 매출 24조원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제2 도크를 확장하고 플로팅 도크 1기를 추가 도입하는 등 사업장을 확장하고 있다.
그러나 인력 수급은 이에 못 미치고 있다. 설계 도장 용접 등 각종 기능분야 인력 충원이 발등의 불처럼 시급하지만 상당수의 조선업체는 인력교육원 설립 계획조차 세우지 않는 등 소극적이다.
경상대학교 해양과학대학 최병근 교수(조선공학과)는 “올해 해양과학대학조선공학과는 신입생 33명을 뽑았고 내년에는 35명을 모집할 계획이지만 조선 산업의 지속적인 상승세에 따라 기술 인력 부족현상은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특히 최근에는 설계인력 충원이 심각한 상태에 있어 도내 대학들의 산학협력 강화 등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경남이 조선메카의 명맥을 유지해 나가려면 정부차원의 지원 아래 도내 대학들의 조선공학과 신설 또는 산학협력 강화와 함께 지방자치단체의 인력양성 지원책, 또한 업계와 관련기관 단체들의 의식 전환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