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사등면 가조도 인근 해상에 발생한 유류유출 사고는 정말 유감이다.
해경이나 거제시 행정은 원인제공자를 밝혀내지도 못한 채 허둥지둥 방제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더구나 일부 공무원은 기름을 방제한답시고 바닷물에 주방세제를 뿌리는 등 지각없는 행동까지 서슴지 않았다니 참으로 가관이다.
우리는 그간 수차례에 걸쳐 유류유출사고를 겪었다. 특히 지난 1995년 7월23일에는 A급 태풍 ‘페이’의 영향으로 유조선 씨프린스호가 전남 여수 앞바다에서 침몰, 원유 9만8,000여톤 벙커C유 1,000여톤이 유출돼 피해건수 231건(3천2백95㏊), 해상 204km와 해안73km를 오염시키며 7,300억원 상당의 피해를 냈다.
또 같은 해 8월5일에는 일운면 지심도 동북방 3마일해상에서 여명호가 침몰해 198억원의 어민피해를 냈고 그해 9월22일에는 부산시 사하구 다대동 남형제도 인근해상에서 울산선적, 유조선 제1유일호가 침몰, 또 한 차례 큰 피해를 냈다. 당시 거제연안은 온통 벙커C유로 뒤덮이며 수많은 수산생물이 폐사해 총 592건, 618억3,000만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해양 유류유출 사고는 줄잡아 향후 50년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해양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고 보면 작은 유류사고도 그냥 쉽게 넘길 일이 아니다.
그런데 해경이나 거제시 행정의 방제대책을 보면 도대체 기름이 무엇인지, 해양에 어떤 피해를 주는지를 아는 사람들인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다.
마을주민과 자원봉사자 등 150여 동원돼 21일 현재 기름띠는 제거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해안에는 미세한 입자나 유막이 남을 수밖에 없고 이는 다시 굵게 뭉쳐질 수 있으며 또한 이는 조류를 따라 각종 수산생물의 생명선, 조간대(潮間帶)를 넘나들 수도 있다.
또 이는 풍향과 조류를 따라 수 갈래로 흩어질 수도 있다. 때문에 해경과 거제시 행정은 이에 대비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또한 두 기관은 원인제공자를 기필코 찾아내 두 번 다시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문책, 또는 경고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