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당일 현장방치, 방제당국 유기적 협력체계 마련 시급

지난 17일 사등면 가조도 앞 해상에서 발생한 기름유출사고와 관련, 해경과 거제시의 초기대응이 미숙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거제시는 사고 발생 2시간여가 지난 후에야 현장에 도착, 초기방제에 실패하는 등 해양유류사고 발생과 관련한 유기적인 협력체계 마련이 시급하다.
거제·통영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지난 17일 오후 4시께 사등면 가조도 군령포 마을 해안 약 500여m에 걸쳐 정체를 알 수 없는 기름띠가 밀려오면서 시작됐다.

조류를 타고 검은색을 띈 기름덩이가 마을해안으로 떠밀려 왔지만 방제당국인 거제시와 통영해경은 사고발생 3시간여가 지난 오후 7시께부터 흡착포 등을 이용, 기본적인 방제작업을 펼치는 등 초기대응에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날 오후 4시30분께부터 현장에 도착해 있던 해양경찰청 선박은 아무런 조치나 지원작업을 하지 않은 채 현장을 방치했고, 시 공무원은 바닷물에 주방세제를 들이붓는 등 상식 밖의 행동으로 일관했다.
환경련 관계자는 “현장에 있던 거제시 공무원 2명의 지휘로 바닷물에 세제를 뿌리고 있어 2차 오염을 우려해 사용 중단을 요구했다”면서 “결국 날이 어두워져 초기방제의 기회를 놓쳐 버렸다”고 밝혔다.

사고 다음날인 18일에는 마을주민과 자원봉사자 등 150여명이 동원, 해안가 기름제거 작업을 벌였지만 갯바위는 물론 갯벌 등에까지 기름이 스며들어 방제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다 거제시와 통영해경이 바다에서 건져 올린 폐비닐과 폐스티로폼을 현장에서 소각하는 것을 방치하는 등 해양오염 사고 대응에 대한 심각한 결함 및 한계를 드러냈다.
거제통영환경운동연합 서종진 간사는 “대규모 기름유출사고를 겪으면서 초기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린 경험을 했지만 사고 당일 방재현장에서 보여준 거제시의 대응능력은 낙제점”이라면서 “이번 사고는 거제시 등 방제당국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가조도 주민 이모씨(52)는 “사고가 발생하자마자 주민들이 바닷가로 달려가 기름을 제거하려고 했지만 장비 등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사고가 발생하면 곧바로 민관이 협력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유기적인 협력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기름유출 사고발생 시 적절한 초기대응을 위해 1억2,000만원의 재난발전기금(도비 6,000만원, 시비 6,000만원)을 투입해 흡착포와 개인장비 등의 방제기자제를 구입, 오는 10월께 각 면·동사무소에 배부할 계획”이라면서 “사고가 발생하면 우선적으로 각 면·동사무소에서 방제기자재로 초동방제를 실시하고 시에서도 지도선 등을 활용해 협력하는 방법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통영해경 관계자는 “인근을 지나던 배에서 연료로 사용된 기름 찌꺼기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근처를 운항한 선박을 상대로 유출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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