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만 벌면 만족하지 뭐”
“담뱃값만 벌면 만족하지 뭐”
  • 거제신문
  • 승인 2008.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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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져가는 옛 모습, 칼갈이를 아십니까?

“칼 갈아요! 칼 가세요!”
“할아버지 칼 가는데 얼마에요?”
“3000원, 좀 좋은 칼은 5000원은 받아야 되는데.”
“하루에 몇 개나 하세요?”
“못할 때도 많은데 많이 갈면 3개에서 5개 정도 하지 뭐, 담배값이나 벌어 볼라고…”

거제도심에서 낡은 자전거와 함께 골목을 돌아다니는 칼갈이 이영열(74) 할아버지 외침이 잊혀져가는 도심에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전라남도 광양이 고향이 이영열 할아버지는 지난 1945년 해방 이후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생계를 위해 칼갈이 일을 시작했다.

지난 2000년 아들이 거제도에 터를 잡고 살면서부터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었지만 할아버지는 할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오전 9시께면 어김없이 자전거에 공구가방을 싣고 일에 나선다.

그는 “이 기술로 자녀 셋을 키우고 생계를 유지 했지”라며 지난날을 회상했다.

편의를 위해 인스턴트식 또는 일회용품에 길들여있고 낡은 가위나 칼은 여지없이 쓰레기 통으로 향하는 현대사회에서 칼갈이 이영열 할아버지의 땀방울은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영열 할아버지는 “배관, 설비, 보일러, 하수구수리 등 살아오면서 익힌 기술도 아깝지만 아직 움직일 수 있는데 집에만 있을 수 없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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