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사기행위 극성
보이스피싱 사기행위 극성
  • 거제신문
  • 승인 2008.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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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현장 녹음, 아들 살리려면 돈부터 입금하라

가족을 폭행하는 현장을 녹음으로 들려주고 ‘가족을 구하려면 돈을 입금시키라’고 요구하는 신종 보이스피싱의 기승에 시민들이 경악하고 있다.

특히 이들 일당은 가족들이 전화를 할 수 없는 시간대, 외출하는 날, 전화를 할 수 없는 시간대 등을 나름대로 정확히 파악, 집에 있는 가족들에게 전화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적어도 이들 일당은 3-4명 이상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초순, 옥포동에 거주하는 최모씨(여·54·직장인)는 황당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어머니 전 KT군의 친구 UB입니다. KT를 살리려거든 현금 500만원을 급히 송금하십시오, 섣부른 장난을 하다 후회하실 일은 하지 마십시오”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최씨는 급한 마음에 아들에게 세 차례나 전화를 했지만 무슨 영문인지 아들의 전화는 꺼져있었다. 그런데 곧바로 또 다시 최씨의 휴대폰이 울렸다. 받는 즉시 굵직한 남자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아들의 목소리를 들려 줄테니 확인하십시오”

순간 전화기에서는 “폭행을 가하는 둔탁한 소리, 그 속에 비명에 가까운 한 남자의 목소리도 섞여 있었다.

“아들이 더 이상 고통을 받지 않도록 급히 송금 하십시오. 500만원을 송금하면 확인 즉시 아들은 풀어줄 것을 약속합니다. 하지만 경찰에 알리거나 가족을 동원하는 등 어리석은 행동을 할 때는 우리도 KT군의 안전을 책임질 수 없음을 알려 드립니다.”

눈앞이 캄캄해진 최씨는 앞뒤를 볼 겨를도 없이 그들이 시키는 대로 은행으로 달려갔다, 그들이 전화로 불러주기로 한 계좌에 500만원을 입금시키기 위해서였다. 은행 문을 여는 순간, 전화벨이 울렸다.
전화를 받자 짜증 섞인 아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대체 엄마는 뭣 땜에 자꾸 전화를 해? 도서관에 있을 땐 전화하지마라고 했잖아요.”

최씨는 정신이 아찔했다. 조금전 약 20분 동안 겪었던 일들이 바로 ‘악몽’이었다.

그런데 또 다시 전화벨이 울리고 상대편은 계좌번호를 또박또박 일러 주었다. 최씨는 그들이 알려준 계좌번호를 정확히 기록해 경찰에 알렸다.

최씨는 최근 지역내 이같은 수법에 피해를 본 사람은 상당수에 이를 것이라는 설명이다. 뒤늦게 알았지만 자신의 친구 김모씨(여·55·옥포동)도 지난 6월말, 이같은 수법에 현금 500만원을 날렸지만 신고조차 못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최근 들어 이 같은 보이스피싱이 더욱 기승을 부린다”고 밝히고 “제2 제3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 경찰과 거제시 행정의 대대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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