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밭작물지역 물부족 호소, 대책마련 나서
가뭄이 지속되고 있다. 비다운 비를 본 게 오래됐다는 말들이 회자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정작 물 부족, 용수 부족 등이 보고되지 않고 있고 댐의 저수율 등도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물 부족 없는 가뭄’이라는 기현상이 연출되고 있는 형국이다.
9월 현재 거제의 가뭄지수( 가뭄의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는 -2.11로 가뭄 극심의 바로 밑 단계까지 치고 올라갔다. 가뭄지수 -0.5~0.5가 정상이고 -3 이하가 가뭄 극심으로 분류됨을 볼 때 지수상으로는 가뭄의 정도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남해(-1.57), 진주(-1.13), 거창(-1.98), 산청(-1.05)등 지역과의 비교에서 알 수 있듯 거제의 가뭄지수는 도내 최고수준이다.
당연히 올 거제의 강수량은 지난해 및 평년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 통영기상 관측소에 따르면 올 7-9월 거제지역 누계 강수량은 367㎜다. 이는 작년 810㎜의 45% 수준이고 연 평균 강수량 807㎜에도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특히 9월 한 달 동안 거제지역은 42.4㎜의 강수량을 기록, 작년 256.5㎜, 연 평균 183.5㎜와 큰 대조를 보여 주었다. 보면 극심한 가뭄의 시작에 틀림없다. 그러나 거제의 현실은 가뭄의 여파를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구천댐, 연초댐의 저수율도 수준 이상이고 남강댐의 저수율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용수 공급에 별다른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구천댐의 용량과 저수량이 큰 만큼 웬만큼 비가 오지 않더라도 용수부족으로 인한 생활상의 애로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강댐과 구천댐이 심한 가뭄에도 ‘물 부족 없는 거제’를 만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남강댐은 사천 정수장을 통해 1일 8만톤의 물을, 구천댐은 1일 2만톤의 물을 거제 곳곳으로 공급하고 있다.
수자원 공사에 따르면 현재 구천댐의 저수율은 60%로 양호한 수준. 농촌공사 거제지사 관계자도 “동부, 양정저수지 등 관내 7개 저수지의 저수량은 30% 수준으로 기준치 4-50% 수준에 미달되고 있지만 논농사가 끝난 시점이고 해서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은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단지 일부 밭작물의 경우 가뭄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거제의 가뭄은 일부 밭작물에 대해서만 그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시는 지난 6일 업무보고회의에서 밭작물에 대한 가뭄대책을 논의하고 채소, 과수, 특용작물 등 390ha에 대한 점검을 실시, 스프링클러 설치 지원, 과수 적기수확, 옆면 시비 등의 지도를 해 나가기로 했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밭작물의 경우도 도내 내륙지방의 경우와 달리 규모가 크지 않은 시설재배가 많은데 이들은 거의 자체용수시설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가뭄으로 인한 애로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꾸준한 인구증가세에 따른 용수량 증가와 대형조선소의 막대한 물 사용 등을 감안해 볼 때 도내 최고수준의 가뭄지수를 기록하면서도 물 부족을 느끼지 못하는 거제는 ‘정말 복 받은 곳’이라는 주위의 평가를 받을 만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