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M&A(인수합병) 최대 현안인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서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했던 GS가 막판에 발을 빼면서 인수전이 과연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포스코-GS 컨소시엄, 한화,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본입찰 참여 서류를 접수했으나 GS는 돌연 이사회를 열고 포스코와의 컨소시엄 구성 파기뿐 아니라 이번 인수전에 불참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포스코 참여 가능할까
GS가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서 전격 불참하면서 가장 시선이 쏠리는 부분은 컨소시엄 파트너였던 포스코에 여전히 입찰 참여 자격이 부여될지 여부다.
포스코는 GS의 컨소시엄 파기에도 불구하고 계속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만일 포스코에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면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은 포스코, 한화, 현대중공업의 3파전으로 치러진다.
그러나 이같은 예상은 매각주체인 산업은행이 GS가 발을 뺐지만 포스코를 여전히 입찰 자격이 있는 후보로 간주한다는 전제에서 가능하다.
현재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꾸려 참가한 GS가 뒤늦게 불참을 선언한 것과 관련해 대응책을 강구하면서 법적인 부분을 포함해 주도면밀한 검토에 들어갔다.
산업은행은 POSCO와 GS로부터 공식 입장을 문서로 받은 뒤 법률적 검토를 거쳐 이르면 14일 오후께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법조계 반응 엇갈려
법조계에서는 컨소시엄 참여 기업이 독자적으로 탈퇴했을 경우를 설명하는 별도의 규정이 없다면 GS의 인수전 불참으로 포스코도 입찰 자격을 상실한 셈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GS와 포스코는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하면서 컨소시엄임을 명기했고 인수시 대우조선을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계획 등도 공동으로 만들어 적어낸 상황이다.
여기에 GS가 빠지고 포스코만 입찰에 참가할 경우, 이날 산은에 접수된 입찰서 내용과 향후 포스코가 인수 절차에서 단독으로 벌일 법적 행위는 현저히 다른 내용이 될 것이기 때문에 양사가 이날 입찰에서 한 의사표시는 효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게 이 같은 해석의 근거다.
만약 사후에 입찰서 내용을 보정하는 절차가 마련돼 있다면 포스코가 단독으로 입찰에 참가하는 형식으로 내용을 고칠 수 있겠지만 그런 절차가 마련돼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보정 절차를 둔다면 인수전이 팽팽해질수록 입찰서 내용을 뒤늦게 전략적으로 고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해 혼란을 가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포스코의 입찰 자격이 유지된다는 견해도 있다. 예비입찰 당시 포스코가 GS와 따로 입찰 참가의사를 밝힌 상황이고 GS의 불참 결정을 사전에 예상할 수 없었던 만큼 포스코의 입찰 참여를 아예 배제하는 것은 필요 이상의 불이익을 주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금융권도 ‘경악’
이번 인수전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를 타진해오던 은행권에서도 GS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불참 결정과 관련해 사상 초유의 일이라거나 비상식적인 일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당황하고 있다.
양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워낙 전격적이었는데 불과 며칠만에, 그것도 본입찰 제안서를 제출하고 난 뒤에 결렬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날 낮에 이구택 회장과 허창수 회장이 만나서 가격을 조정했다는 얘기가 있었기 때문에 GS의 이번 결정은 더욱 갑작스럽게 다가왔다”며 “해외 기업이 참여한 것은 아니지만 세계적 규모의 매각 작업에서 이같이 본입찰 후에 컨소시엄을 깨고 불참을 선언한 것은 보기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
반면 GS 관계자는 “GS 단독으로 (인수전 포기를) 결정한 것이 아니라 포스코와 합의해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론내린 것이기 때문에 GS가 모든 비난을 받는 상황이 전개되는 것은 억울하다”고 말했다.
한화·현대重 예의주시
한화와 현대중공업 등 다른 인수후보들은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GS가 돌연 인수전에서 물러나자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이 포스코를 단독 입찰자로 인정해줄지 아니면 아예 입찰 자체를 유찰시킬지 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화는 이와 관련 “본입찰 서류 제출시 컨소시엄 파트너를 이뤘던 GS가 빠져나갔기 때문에 포스코의 입찰 참여 자격에 중대한 하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한화는 또 “포스코에 대해 만일 입찰 자격이 주어진다면 적법한 절차를 거쳐 강하게 항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도 GS의 인수전 탈퇴 소식이 알려지자 “본입찰서를 낸 만큼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한 의지는 유효하다”고 밝히고 포스코의 입찰 단독 참여 여부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