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호황 속 감춰진 ‘죽음의 행진’
조선호황 속 감춰진 ‘죽음의 행진’
  • 변광룡 기자
  • 승인 2008.10.1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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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65명 작업 중 사망, 협력업체 다수

협착·추락·충돌·폭발·질식 등 다양

조선호황으로 도취돼 오던 이면에는 숨기고 싶은 ‘죽음의 행진’이 있었음이 드러났다.

특히 열악한 조건의 협력업체 종사자의 죽음이 많았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이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지속적으로 시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성·대우 양대조선소 등이 연신 수주물량의 최고치를 갱신하면서 ‘조선불패’를 노래하고 두둑한 성과금을 챙기고 있을 때 이들은 현장 한 모퉁이에서 ‘조선호황 역군의 이름’으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고통스런 죽음을 맞이했던 것이다. 추락 협착 폭발 질식 충돌….

부산지방노동청 통영지청 관계자는 “작년, 올해에 걸쳐 산업현장 사망사고가 급격히 증가했는데 아무래도 조선수주물량의 증가에 따른 여파 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안전관련 감시감독을 강화하고 있다”며 “회사에서도 주의의무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양대 조선소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및 각종 산업안전사고와 관련 구체적 시정명령 또는 개선명령 여부와 이의 이행정도에 대한 물음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 지난 9일 2명의 근로자가 무게 700㎏의 철판에 깔려 목숨을 잃은 조선 작업현장. 특별한 안전시설 없이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는 조선기자재들이 열악한 협력업체 근무환경을 잘 보여주고 있다.

죽음마저 차별받는 협력업체 노동자

최근 3년간 발생한 산업현장 사망사고 65건 중 거의 다수가 소위 직영이 아닌 협력업체 종사자다.

노동청 통영지청 한 근로감독관은 “그 수치를 밝힐 수는 없지만 협력업체 노동자의 사망사고가 다수를 차지한다”며 “아무래도 협력업체 노동자가 위험하고 열악한 작업조건에 더 많이 노출돼 있는 만큼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근로감독관의 말에 따르면 직영이 아니면 현장 사망사고의 건 수도 양대 조선소로 통계 잡지 않는다. 안전책임 회피의 근거로 삼을 수도 있는 한 단면이다.

양대조선소 현장에 있는 협력업체의 상황은 그래도 다소 양호한 편이다. 현장 밖의 협력업체 노동자의 상황은 그야말로 열악하다.

지난 9일 있었던 사망사고 현장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던 한 노동자는 “안전문제요, 여기는 그런 것 크게 신경 쓸 형편이 못됩니다. 그야말로 열악하죠. 그래도 어떡합니까? 벌어 먹고 살아야 하는데….

죽음, 사고 등의 안전사고 가능성을 항상 옆에 두고 일을 하고 있다고 보면 맞을 것입니다”고 말했다.

“올해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중 직영은 한 명도 없고 모두 협력업체 근로자다”는 조선소 안전 관련 책임자의 말이 묘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현재 거제시 소재 모 협력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한 노동자는 “이같은 사망사고 건 수는 국정 감사감이다”며 “우리가 조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우리의 안전문제를 법, 제도적으로 보장해 주는게 죽음에서조차 차별받는 우리를 지켜주는 일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노동청 지도감독, 기대해도 될까?

각종 산업 안전사고의 지도, 감독기관은 노동청이고 거제 통영 고성의 경우 통영지청이 관할한다. 최근의 산업현장 사망사고에 대한 지도감독의 책임을 얼마나 느끼고 있을까?

양대 조선소의 산업재해 건수, 협력업체 종사자의 비율, 시정, 개선명령 및 이행여부 정도 등에 대해 비공개 혹은 “밝힐 수 없다”라고만 했다.

“피감독 회사와 감독기관의 부적절한 유착이 있지 않겠는가?”하는 세간의 눈초리가 있음이 사실이다. 혹여 그렇다면 위험한 조선현장에서의 사망사고 및 안전사고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광범위 한 안전사각지대에 대한 지도감독권을 엄중히 행사하고 사고발생시, 그 책임과 대책을 또한 엄격히 물어 위험에 상시 노출돼 있는 노동자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켜내는 자기의 역할을 다해 주기를 시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노조 등 노동단체 관심 가져야

대우조선해양 노조와 삼성조선 노동자협의회는 조합원의 안전을 위한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를 두고 있다.

이들 단체들이 협력업체의 열악한 환경개선 및 안전사고 예방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대응해 가야 한다는 지적이 또한 나오고 있다.

노동청 한 관계자는 “협력업체의 안전문제와 관련해서는 노조 등에서 좀 더 적극적인 대응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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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생원 2008-10-21 23:42:01
시민님....
왜 그러는지요?
이상하게 식자 이야기를 베베 꼬면서 결국 전대통령의 이야기로 빠지시니...
과히 망칙한 말씀으로 끝을 맺으시는 의도가 상당히 불쾌 합니다.
제가 보기엔 그다지 좋으신 사견은 아닌줄 아뢰오...
시민님만 미신으로 치부 하시지...
이렇게 게시된 기사글과는 상관없이 글을 남기신걸 보니
세상풍파 다 한몸에 이고 가시는것 같습니다. 그려....

시민 2008-10-17 15:46:52
대나무 꽃은 아주 불길한 흉조입니다. 먹을 게 부족해질테니 대나무 열매(죽실)라도 먹고살라는 하늘의 배려라고 합니다.
실제로 조선 말에 있었던 진주 민란 때 진주 지역에 대나무꽃이 만발했고 굶주린 진주 지역 백성들은 죽실로 연명했다고 합니다.
대나무꽃 핀 곳이 김영삼의 고향 거제라 더 무섭습니다.
숭례문 소실을 본 이후라 미신으로 치부할 수만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