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택가격 하락에서 출발한 전세계적인 신용경색과 경기둔화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의 증시를 초토화 시켰다.
특히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와 일부 이머징 마켓 국가는 단순히 주가 하락의 문제를 넘어 환율이 급상승하는등 모라토리엄의 징후까지 보였는데, 이는 이번 미국발 신용경색의 문제가 각국의 펀더멘털에 미치는 악영향이 그만큼 강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그렇다면 위 두 가지 악재가 우리나라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쳐왔는지 살펴보기로 하겠다.
결론부터 말하면, 글로벌 신용경색은 우리나라 자본수지, 경기둔화는 무역 및 경상수지의 악화를 일으켜, 이를 반영하는 원화의 불안정성을 키운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신용경색의 영향을 보면, 이번 신용경색으로 미국의 금융기관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기 때문에 자본확충의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는 금융기관들로 하여금 자산을 팔아 부채를 줄이는 디레버리지(de-leverage)를 강요하였는데, 이로 인해 ‘07년2분기부터 미국 금융기관들의 자산 매각이 본격화 되었다.
이때부터 해외자산은 매각도 본격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펀드 쪽에서의 환매 압력도 해외 유가증권의 매도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이 바로 같은 기간 우리나라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순매도가 크게 확대된 배경인 것으로 판단된다. 같은 시기에 외국인 순매수가 급속도로 마이너스로 반전되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신용경색에 따른 미국 금융기관의 디레버리지가 우리나라 자본수지 악화의 배경이 되었다는 판단이며, 이것이 급격한 환율 상승의 하나의 요인이었다는 판단이다.
이번에는 경기둔화가 우리나라 무역 및 경상수지에 미친 영향을 보기로 하겠다. 이번 경기둔화는 미국의 신용경색 이전에 전세계적으로 고유가의 악영향이 컸는데, 일단 우리나라의 무역수지는 원유수입액의 증가로 인해 크게 훼손되었다.
세계경기 둔화의 영향은 ‘원유수입액을 제외한 무역수지’의 추세에 나타났는데, 미국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견고하게 상승하던 자원외 무역수지는 이를 지지하던 중국과 유럽경기가 올해 2분기부터 급락한 영향으로 최근에 악화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근래 유가가 크게 하락했기 때문에 4분기부터 무역 및 경상수지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되고 있으나, 자원외 무역수지의 둔화 가능성을 감안해 볼 때 이러한 개선폭은 실망스러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결론적으로 고유가 및 글로벌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악화되기 시작한 경상수지가 우리나라의 환율 불안요인으로 작용해 왔는데, 이 부문의 큰 폭 개선이 쉽지 않다는 것은 올 4분기도 환율의 변동성이 작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지금까지 분석을 통해 글로벌 신용경색과 경기둔화가 우리나라 자본수지와 경상수지를 악화시키면서 전반적인 국가 펀드멘털을 훼손시켰기 때문에 원화가치 하락을 수반한 트리플 약세를 발생시켰음을 알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