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 술렁이지만 자진신고, 하루뿐인 조사기간 ‘글쎄’
□ 쌀 직불금 제도란? |
경남도는 지난 20일 도내 시·군 감사담당관 회의를 소집하고 공무원의 쌀 직불금 부당수령 여부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 해당자에 대해 엄중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고위직 100여명을 포함, 공무원 4만여명이 쌀 직불금을 수령해 왔거나 신청했다는 최근 조사결과에 따른 고육책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대상에는 2005년부터 2007년 사이 공무원의 직불금 수령은 물론 그 배우자 및 직계 존비속의 수령까지 포함된다
거제시 감사담당관실은 21일 읍면동 관계자 대책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을 전달하고 조사대상자들에 대한 쌀 직불금 수령여부 및 부당, 위법 여부를 조사키로 했다.
부당수령시 환수 조치하고 위법요소가 있을 경우 엄중 징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시는 21-22일 양일간에 걸쳐 자진신고를 받고 이를 토대로 23일 위법, 부당 수령여부를 조사키로 했다.
시에서는 2005년 4,635명이 26억6,000여만원을, 2006년 4,813명이 21억4,000만원의 쌀 직불금을 수령했고 2007년에는 5,054명이 18억8,400만원을 수령했다. 작년까지 거제시에서 지급한 쌀 직불금은 총 66억8,000여만원이 넘는다.
쌀 직불금 관련 공무원 전수조사 및 자진신고가 시작되자 주무부서인 농업기술센터와 감사담당관실은 이와 관련한 각종 문의전화 등으로 온 종일 분주했고 업무 담당자는 현장으로도 달려나가는 등 바삐 움직였다.
공직사회도 술렁였다. 한 공무원은 “직불금 수령 공무원이 얼마나 될지 또는 부당, 위법 수령자가 밝혀질지 등에 대해 삼삼오오 관심을 교환하고 있다”며 “전염병처럼 쌀 직불금 ‘쓰나미’가 거제시 공직사회를 덮친 듯 하다”고 말했다.
감사담당관실 한 관계자는 “자진신고를 하라는 방침이 전 공무원에게 21일 전달됐다”며 “농사를 짓고 있는 공무원들이 많은 만큼 다 신고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가 시민들의 의혹을 해소시키고 다수 선의의 공무원들을 시민들의 따가운 눈초리에서 벗어나게 하기에는 한계가 많다는 지적이다.
자진신고 방침이 그렇고 23일 하루뿐인 부당여부 조사기간이 그렇다. 자진신고가 없으면 더 이상 조사를 진행하지 않는다는 것 또한 ‘공무원 전수조사’의 김을 빼고 있는 것.
‘자진신고가 없으면 어떻게 하느냐’라는 질문에 대해 그 관계자는 “그럴 리가 없겠지만 자진신고가 없으면 조사하지 않고 그 결과를 보고할 것이다”고 말했다.
국정조사용 자료제출 일정에 짜 맞춘 생색내기용 ‘쌀 직불금’ 조사임이 잘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에 시가 어떻게 답을 내 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전국 공무원노조는 조만간 쌀직불금 수령 공무원 명단을 발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