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청면 실전리 출신인 여영길씨(35·웰리브 산업보안팀)는 힘든 주·야 교대 근무라는 여건 속에서 매 달 5~6회의 문화 봉사를 강행하고 있는 열혈 봉사자다.
여씨의 봉사는 춤과 마술. 춤을 보완하기 위해 마술을 시작했고, 마술을 보완하기 위해 춤 연습을 했다는 그가 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99살의 할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느낀 바가 있기 때문이다.
여씨는 “효자는 아니지만 할머니를 모시면서 우리 주위에 많은 소외계층을 위해 무언가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공연을 시작하게 됐다”고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지난 2006년 월드컵 때 여씨는 회사 사람들에게 월드컵 열기 속에 무엇이라도 보여 줄 생각으로 춤 연습을 시작했다고 한다.
자신의 좁은 방에서 컴퓨터 동영상을 보면서 연습한 춤을 무작정 고현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선보이며 지나가는 시민들의 반응을 살펴보니 의외로 반응이 좋아 회사에서 선보였고, 동료들의 격려로 용기를 얻었다.
버스터미널과 회사에서의 공연으로 자신감을 얻은 그는 무작정 거제면에 위치한 사랑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던 금대현 거제돌고래연합회장을 찾아가 자신의 춤을 선보이며 춤으로 봉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전했고, 금 회장이 이를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첫 봉사를 시작했다.

처음에 춤으로 시작한 그는 춤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평소 자주 다니던 이벤트BAR에서 마술을 배웠다.
주·야 교대 근무 특성상 그가 마술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은 한정돼 있었지만 틈틈이 배운 마술은 어느덧 사람들의 박수를 받기 충분한 수준에 이르렀다.
여씨는 “제가 춤과 마술에 대한 소질이 뛰어나서 춤과 마술로 봉사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 춤과 마술로 봉사를 하면 사람들이 좋아 할 것이라는 생각과 아무도 하고 있지 않는 봉사라는 점에서 댄스마술을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여씨의 댄스마술 공연은 거제지역에 입소문이 나면서 각종 행사에 초청되는 등 인기가 높다. 봉사초기에 일일이 봉사할 무대를 찾아다녔던 여씨에게 찾아주는 무대가 생겼다는 것은 마냥 행복한 일이다. 평소 수줍음이 많은 성격이지만 무대 위에 선 그의 얼굴엔 진지함과 미소가 가득하다.
그는 “미흡한 실력으로 활동하는 것이 부끄럽지만 활동하다 보니 알아보는 분도 생겨 힘이난다”며 “늘 챙겨주시고 찾아주는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봉사는 실천의 용기와 열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여씨의 평소 지론이다. 누구나 자신이 가진 조그만 능력을 나눠주고 자신의 주위에 소외된 사람들에게 작은 관심을 가지는 것이 봉사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여씨가 보여준 봉사는 수혜자들에게 조금은 특별하게 기억된다.

휴일이면 여씨의 발걸음이 빨라진다. 여씨의 공연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 아이들과 어르신들의 얼굴에 핀 웃음꽃을 보기위해서다.
‘세상 사람들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해진다.’ 여씨가 봉사활동 통해 깨달은 좌우명이다. 그는 여건이 허락하는 한 많은 사람들에게 공연을 선보일 생각이다.
여씨는 “봉사를 어렵게 생각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 같은 사람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쉬운 일이다”면서“문화봉사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 더 큰 무대에서 보다 다양한 공연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씨는 요즘 새로운 아이템을 구상하고 있다. 아직 준비단계라 밝힐 수 없다는 말로 숨기고 있지만 그의 새로운 공연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