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지난 24일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에따라 한화는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한화의 인수계약서 최종 사인까지가 그리 녹녹치만은 않을 것이란 분석들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인수자금의 원할한 조달, 그룹 회장 및 M&A 과정에서의 도덕성 논란, 노조의 인수과정 참여 보장 등이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품안에 넣기 위해 슬기롭게 넘어야 할 쉽지않은 대목들이다.
특히 최근 선출된 최창식 대우조선해양 노조 집행부는 한화를 ‘점령군’이라 표현하며 매각과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가겠다는 방침을 한화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던 24일 대내외에 천명했다.
‘우리의 보금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의미부여이자 ‘우리 생존권 지키기’의 강력한 의지 표명으로 사용하는 듯 보인다. 이에 대해 만족할만한 답을 한화는 우선 준비해야 한다.
아울러 거제지역개발 7대 프로젝트의 이행에 따른 지역개발사업에도 시민들의 관심과 기대가 큰 만큼 한화는 보다 구체적이고, 더 다양한 지역발전 프로젝트를 제시, 그 성실한 이행을 다시한번 약속할 필요가 있다.
세계 2위 자리를 삼성조선에 내 준 대우조선해양이 제자리를 찾는 등 옛 명성을 되찾고 대한민국, 거제시민의 사랑받는 기업으로 재도약하기위해서는 매각과정이 빨리, 그리고 순조롭게 마무리돼야 한다.
‘점령군 한화’에서 ‘우리의 한화’로가 그 방향이 돼야 하는 만큼 서로가 지혜를 발휘할 때라는 지적들이다. 산업은행은 연내로 최종 매매계약을 끝낸다는 방침이다.
자금조달 등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노조와도 극적인 합의를 이뤄내 한화가 대우조선 인수에 최종사인을 하게될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국제적 해양관광종합리조트 도시 등 개발사업 약속
한화는 자사 소속 도시개발사업단이 실현가능성과 거제경제 파급효과 그리고 노동자와 시민들의 요구를 반영해 만들었다는 ‘거제지역전략사업 투자계획’을 지난 달 공개했다.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한 과정이었고 인수를 전제한 개발사업이었다. 긴가민가했던 지역개발사업이 한화가 우선협상자로 예기치 않게 선정되면서 새롭게 관심을 끌고 있는 것.
한화는 거제시를 장기적으로 국제적 해양관광종합리조트 도시 및 조선산업의 메카로 조성해가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전략 투자사업 투자계획을 공개했다.
조선테크노 파크(R&D) 조성, 조선테마공원 확장 조성, 조선산업지원특구 조성, 복합연수휴양단지 조성, 복합커뮤니센터 2개소 건립, 국제고등학교 설립, 해양마리나(요트산업)조성 등에 우선 중장기적으로 투자하겠다는 내용이다.
대시민 약속인만큼 한화가 대우조선 인수자로 최종 결정될 경우 어떤 형태로든 지역개발사업이 가시화 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옥포동의 한 시민은 “누가 돼야 한다 보다 큰 마찰 없이 대우조선의 새 주인이 찾아지고 이 과정에서 구조조정 등으로 일자리를 잃는 사람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지역개발사업을 약속한 한화이고 또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만큼 노조와 잘 대화해서 원만히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지역개발사업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인수자금 조달 우려, 한화 “문제없다”
한화는 6조가 넘는 금액을 대우조선해양 인수금액으로 써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산업은행측은 “인수금액, 자금동원계획, 인수 후 발전계획과 시너지 효과 등에서 한화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6조원이 넘는 인수자금을 한화가 제 때 원할히 조달할 수 있겠는가가 관심의 초점으로 새삼 떠오르고 있는 것. 이에 대해 한화측은 “대우조선해양 인수자금으로 9조원 정도를 충분히 조달할 수 있다”고 지난 24일 치고 나왔다.
“보유현금 및 유동성 자산 2조원, 그룹 소속 비상장회사의 기업공개로 3조원, 부동산 매각으로 2조원, 전략적 및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2조원 등을 조달할 것”이라며 자금조달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금춘수 한화경영기획실장은 “한화건설이나 계열사가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고 국내외 재무적 투자자들의 투자제의도 여럿 받았다.
인수자금을 마련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장일형 홍보담당 부사장 역시 “금융상황 악화로 자금조달이 계획대로 될 것인지 우려가 많으나 충분한 자금 확보 방안을 세워 둔 만큼 상황이 나빠졌어도 자금조달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려의 시선이 없는 것도 아니다. 최근의 경기침체, 금융경색 등으로 한화의 자금조달이 계획대로 순탄하게 진행되지만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기업공개를 통한 주식시장에서의 자금조달과 부동산 매각에서 당장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것. 한화는 대한생명 지분 21%를 매각해 1조5천억원을 조달할 계획인데 약세장이 지속될 경우 지분매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보유 부동산 매각 역시 최근의 부동산 시장을 감안하면 여의치 않을 것이란 분석들이다.
노조, 양해각서 체결 전 교섭추진 - 총파업도 고려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위원장 최창식)은 지난 24일 조합원, 사무직, 하청 협력업체 노동자 시민 등이 참여한 가운데 매각투쟁 출범식을 가졌다.
노조는 이 자리에서 매각 과정에의 노조참여 보장, 고용, 임단협, 노동조합 승계 보장 등을 촉구하고 수용치 않을시 정밀실사 저지 등으로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31일로 예정된 양해각서 체결 이전에 산업은행과 한화를 상대로 교섭을 추진하고 교섭이 원만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총파업’ 등으로 매수자 정밀실사를 막을 것이라고 지난 27일 밝혔다.
특히 노조는 투쟁속보 등에서 한화를 ‘점령군’으로 표현하고 있다. 뺏고 뺏앗기는 관계설정이고 ‘안아야 할 대상이라기보다 투쟁의 대상’이라는 이미지의 표현이다.
이와 관련 한 노동 전문가는 “구조조정의 우려 등 노조의 입장을 가장 명확히 표현하고 있다”며 “한화가 성실히 교섭에 임하는 등 노조를 매각과정의 한 주체로 분명히 인식하고 서로의 접점을 찾아가는 진지한 노력들을 할 때 ‘점령군’이 아닌 ‘진정한 주인’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화측 한 관계자는 “노사관계 안정 등에서 우리는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노동자, 노동조합을 동반자로 생각하고 함께하는 노사관계를 잘 정착시켜갈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노조의 주장대로라면 한화의 인식과 교섭 여부에 따라 총파업 등 물리적 투쟁이 조기에 가시화할 수도 있다.
매각과정이 험난해 지는 수순이다. 한화로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이다.
노조가 ‘점령군 한화’가 아니라 ‘우리한화’로 받아들이고 대우조선의 재도약을 위해 열심히 노력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약속하는 등 한화가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