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의 자존심’ 한우와 걸어온 30년 뚝심
‘이 땅의 자존심’ 한우와 걸어온 30년 뚝심
  • 최대윤 기자
  • 승인 2008.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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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한우사랑 - 대천농장 최탁수 씨

이 땅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한우. 남다른 열정으로 30년 외길 인생을 오직 한우사육에만 전념해온 한우의 달인 최탁수(53) 전 전국한우협회 거제시지부장.

둔덕면 죽전마을 최씨의 축사. ‘대천농장’이라 이름 붙인 이곳은 한우 100두가 둥지를 틀고 있다. 여느 축사와 비슷한 모습이지만 이 농장은 그가 젊음과 열정을 바친 한우사랑이 느껴지는 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한우와 닮은 점이 많다. 지난 1979년 한우 4두로 시작해 30년 동안 한우사육만을 고집하며 걸어 온 그의 뚝심과 부지런함이 좋은 예다.

또 그는 83~84년 ‘한우 파동’과 97년 소값 폭락,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묵묵히 한우를 지켜왔다.

그는 전국한우협회 거제지부장을 역임하던 지난해 9월 전국한우협회 창립기념식에서 농림부장관 표창장을 받아 한우를 위해 노력해온 그 동안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거제·통영·고성 지방의 한우는 ‘한결한우’라는 브랜드가 있지만 그는 ‘둔덕한우’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 둔덕한우는 고의로 만들어진 브랜드가 아닌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만들어진 검증된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더 그렇지만 최씨가 축산업을 시작할 무렵에도 축산업에 인생을 건다는 것은 쉽지 않은 판단이었다.
당시 산업화의 물살로 농촌의 청년들은 하나 둘 고향을 등지고 있었지만 23살의 청년 최씨는 오히려 융자를 내면서까지 본격적인 축산업을 시작한다.

농사일을 꺼리는 요즘 세대와는 달리 일찌감치 농사를 자신의 직업으로 정하고 살아왔다는 것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최씨는 “일본이 장인정신으로 2대, 3대까지 오랜시간 화우를 개량하고 연구해 화우를 명품소로 만들었던 것처럼 우리나라 농가도 가훈까지는 아니더라도 장인정신을 발휘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한우를 세계의 중심에 자랑스럽게 선보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갈수록 농촌이 어려운 현실에 부딪치고 있지만 부정적인 시각으로 상황을 바라본다면 미래도 밝지 못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지금이야 한우가격이 다소 폭락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5000년 역사와 함께해 온 한우는 사람들과 함께 해온 대중화된 동물이기 때문에 가격하락 등 일시적인 문제가 있더라도 곧 회복된다는 생각과 함께 꾸준히 잘 키우면 소득이 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또 그는 시대가 변하는 만큼 축산업도 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소를 기르기 위해서 지식과 경험도 중요하지만 소에 대한 정성과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가 주장하는 것은 ‘전문성’이다. 한우를 키우기 위해서는 한우의 습성, 질병, 번식, 사료생산 등 한우에 대한 꼼꼼한 지식 없이 키우는 축산은 더 이상 미래가 없다는 것.

그래서 그는 요즘 30㏊(약 9만평)에 조사료로 쓸 청보리를 심고 걷는 일에 분주하다. 조사료는 조섬유의 함량이 높은 볏짚, 목초의 생·건초, 산야초의 생·건초, 목초를 포함한 풋베기작물로 만든 사료를 말한다.

부피가 많은 반면에 값이 싼 편이라 초식 동물의 사육에 주로 쓰인다. 요즘은 한우의 먹이에 따라 브랜드를 붙이는 경우가 많아 조사료가 한우사육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조사료를 만들기 위한 장비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을 뿐더러  조사료를 심을 농지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농촌에 노는 땅이 많지만 비싼 임차료 때문에 조사료를 재배할 땅을 구하기 힘든 탓에 정부차원의 지원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최씨는 “앞으로 한우의 우수성과 브랜드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정부는 물론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한우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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