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후보측 대리투표 의혹, 선거인 명부확인 요구
증거 보전, 당선무효 가처분 등 법적 대응까지
삼성조선 제12대 노동자협의장 선거가 ‘회사개입에 따른 대리투표 의혹’이 강력히 제기되면서 노사 간 대립이 첨예화 하는 등 문제가 확산되고 있다.
삼성조선 노동자협의회는 지난 7일 조성만(41) 후보와 강대우(46) 후보를 두고 협의회장 결선투표를 실시했으나 당일 당선자를 발표하지 못하고 10일 이후로 보류하는 ‘합의문’을 작성하는 등 파행과 진통을 겪고 있다.
선거인 명부 확인 등 합의문 작성
처음 알려진 1·2위간의 35표차가 이의제기에 따른 재검표 과정에서 10표 차로 줄어들었고 이에 2위로 나타난 강대우 후보측에서 ‘대리투표 의혹’ 등 선거부정을 제기하며 선거인 명부 공개를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우상택)에 요청했다.
이의제기를 받아들이기로 한 선거관리위원회가 1위로 나타난 조성만 후보측과 강대우 후보측을 불러 “강 후보측에서 제기한 선거인 명부확인 건 관련하여 정식 이의를 받아들이고 이에 따라 선거결과를 임시 보류한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작성, 3자가 서명했다.
‘합의문’은 1)득표 관련한 화이트보드 결과를 양측에서 디지털카메라로 촬영 후 밀봉 2)11월10일 오전 10시, 양 후보와 참관인 각 1인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거인 명부 확인 3)선거인 명부 관련된 모든 자료를 검토 후 선거결과 발표 등 3개의 내용으로 돼 있다.
이 합의문은 결선투표가 있었던 지난 7일 작성됐고 조 후보측 대리인 안감찰(선대본부장)씨, 강 후보측 대리인 김승철(선대본부장)씨, 우상택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지장으로 확인했다.
그러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인 명부 확인 후 당선자 발표’라는 합의문의 내용을 지키지 않은채 지난 11일 오후 3시10분경 일방적으로 조성만 후보의 당선발표를 사내 인터넷 등을 통해 공고했다.
이에 강대우 후보측이 강력 반발했다. 강 후보 선대본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합의문을 작성한 당사자인 선관위가 무슨 이유에선지 일방적으로 당선자를 공고했다. 회사의 개입에 따른 대리투표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대리투표 등 선거부정 의혹을 강력 제기했다.
“선거인 명부를 확인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선거인 명부 확인을 통해 대리투표 등 선거부정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주장일 뿐 강 후보의 당락이 중요한게 아니다”는게 강후보측의 입장이다.
회사개입 의혹 제기
강 후보 선대본은 지난 11일 기자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회사 인사 간부로부터 ‘선거인 명부 공개는 하지 말아 달라’는 전화를 받고 실랑이를 벌였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강 후보측이 ‘회사개입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배경이다.
또한 선관위는 총유권자 5,935에 조 후보 2,590, 강 후보 2,580, 기권 573, 무효 89, 사고 7로 그 결과를 발표했지만 총유권자수와 맞지 않는 것도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강 후보측은 “이번 선거에 회사의 개입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것은 누가 위원장으로 당선 되느냐 보다 중요한 일이다”며 이 부분에 대한 확인의지를 밝혔다.
이에 대해 회사측 관계자는 “ 말이 안된다. 회사는 중립적 입장이다. 회사가 협의회장 선거에 왜 개입하겠느냐? 왜 그런 말이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선관위, 공정하게 진행했다
우상택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대리투표는 불가능하다. 이번 선거는 공정하게 진행됐고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선거인 명부 확인’이라는 합의문 불이행에 대해 그는 “합의가 안된 상황에서 어떻게 공개를 하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우 위원장은 지난 7일 합의문에 서명했고 이에 대해 “서명한 것은 사실이다”고 인정했다. 회사측 관계자는 “선거인 명부 확인은 법적으로도 못하게 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강 후보는 지난 11일 합의문이 지켜지지 않고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채 당선자 공고가 나가자 오후 3시께 음독, 자살을 시도했다. 마산 삼성병원으로 이송된 강후보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강 후보측은 이번 선거과정 전반에 대해 강한 의혹을 제기하며 “증거보전, 당선무효 가처분 등 법적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노동전문 변호사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삼성조선 노동자 협의회장 선거의 후폭풍이 얼마만큼 번져나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차투표때 인원이 작아서 걱정도 많이 했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