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가을꽃 한마당 축제에 세 번 다녀와서 ②
제3회 가을꽃 한마당 축제에 세 번 다녀와서 ②
  • 거제신문
  • 승인 2008.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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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 / 자유기고가

FICTION 같은 NONFICTION

하루건너 9일 날 2회째는 은퇴 후 고향 찾은 친구내외를 안내했다. 그저께 못 본 것들을 여유를 갖고 즐길 수 있었다. 온실 사이의 절단한 원예 작물들의 명패까지 여러 가지 애쓴  면면이 가슴에 와 닿는다.

세 번째는 다음날 10일 전시 마지막 날이다. 타향살이하는 운동부 사부님을 모셨다. 구천계곡을 둘러오는데 연속 단풍이 좋다 하신다. 거기에다 전시장에서도 대단함에 놀라워하신다.

서울분이라 자연 속에 전개된 가을꽃에 넋을 잃으셨는가. 나도 가끔씩 축제장 분위기 밖으로 정신을 띄워놓고 일상에 없는 고독을 감촉한다. 아이디어 번쩍이는 입장권으로 작은 국화 화분을 선물하고 시간 맞춰 퇴장했다.

이번 거제시 행사에 관람인원이 13만 명을 넘는다니 거제의 어느 역사에 자발적 참여 인원이 이렇게 많은 공식행사가 있었던가. 관계자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지면으로 드리고 싶다.

이글은 첫날 방문 시 눈물 나게 고마워서 첫해 전시회부터 현장책임 팀장인 이모씨를 만나고 싶었다. 거의 막길 끝 부의 진행본부에서 새까만 얼굴에 모자를 쓴 그이와 눈길이 마주쳤다.

다가가니 반갑게 맞아 수인사 하고 대뜸 “여보 당신 이곳 소장으로 승진 해야겠소. 어디에다 말하면 효험 있겠소” 했더니 그도 웃음엣소리 인줄 알고 피식 웃는다.

실은 시간을 내서 막걸리 한 사발 앞에 놓고 “당신 고생 많았소. 진정한 거제인이요, 모범공무원의 표상이요.”라고 격려해 주고 싶은데 그도 나도 그런 자리에 함께 하기에 쉽지가 않다.

따라서 공개적인 격려와 감사를 표하기 위해 펜을 들었는데 무딘 필력이 69년의 필화사건(필자의 전력) 이후 이제야 꿈틀거림을 느끼고 덤터기로 몇 줄 더 붙여 앞뒤로 쓰고 있다.

감히 제안한다. 거제시의 예산지원을 확충하라. 이런 곳에 쓰는 혈세가 진정 시민을 위한 것이다. 뭐뭐하는 단체행사 상당수가 그들만의 잔치다. 그런 곳에 들어가는 돈을 아껴 장애우 돕기, 저소득층 지원, 어려운 다문화 가정과 소년소녀 가장 돕기에 더 전력하라.

그뿐인가. 선출직에 계신 높으신 분들 혹시라도 선거 때 표를 의식하는 예산배정은 삼가 해주세요. 종전에 더러 본 듯한데 평범한 시민의 눈과 귀에도 보이고 들렸습니다. 신뢰의 거제사회, 발전하는 내면의 거제를 다듬어 갑시다.

거제의 양대 조선업체와 외주 중소업체에 바란다. 양대 조선소는 우리나라 기간산업의 주요부로 그간 거제지역 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해 왔고 지금도 계속함을 고맙게 생각한다. 그것으로 얼버무림은 시민을 기만하는 일이다.

보라! 옥포, 능포, 파랑포, 덕포, 오비, 한내, 석포, 하청, 칠천도, 장목해안을 따라 그렇게 많던 크고 작은 청정 담치류들, 가리비에 미역과 청각까지 찾아보기 힘들다.

주범은 TBT(유기주석산)와 같은 페인트의 독성 성분 탓이라 짐작한다. 적어도 남아있는 바지락과 고동류에 대한 식용주의보 홍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지 묻고 싶다.

일부 시민들은 어떻게 말 할런지 기왕지사 내 고향 거제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발가벗었다. 벌떼 같이 일어나 저주의 굿판처럼 흔들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우리 모두 자성하고 바른길로 함께 가자.

또 다시 불어온 제3의 거제변혁이 예고되어 진행되고 있다. 거가대교의 개통이다. 기대도 있는 반면 우려도 크다. 생각해 보자. 60년대 초반까지 자연그대로의 처녀지였던 거제가 오늘로 변모한 것이 아주 좋다면 거가대교 개통 후는 무덤 속의 영구가 깨어날 만큼 좋을 것이요. 반대였다면 부관참시 당하는 꼴이 되리라.

버스는 출발한지 오래고 불확실한 내일에 얽매이지 말자. 반대적인 기대를 갖자. 그리고 우려가 현실화 되어져도 너무 낙담하지 않도록 마음의 준비를 하자. 만에 하나 실상이 부(負)의 극치를 이루더라도 당대만 이 땅에 묻히리라 다짐하고 자식들은 상륙시키자. 지금까지 허상만 그렸는지 모른다.

자 이제 우리 모두 함께하자. 거제 땅에 사는 이 모두 거제시민이요, 이 땅에서 벌이하여 생활하면 거제 덕에 사는 이 아닌가.

함께 해도 제대로 하자. 더러운 것 뵈는 대로 줍고 쓸며, 퇴폐적인 것 같이 밀쳐내고, 아름다운 것 가꾸어 가자. 그리하여 우리가 숨 쉴 공간, 음용할 냇물, 그리고 그 아래층까지 청결하게 유지시켜 진정한 백수를 같이하자. 그런 후에 떳떳하게 후대에 넘겨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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