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 동료들은 그를 울트라맨이라 부른다. 42.195㎞의 마라톤 풀코스 보다 더 많은 거리를 달리는 마라톤을 일컬어 울트라마라톤이라 하고, 극한에 끝없이 도전하는 그는 울트라맨이기 때문이다.
문경보씨(44·대우조선해양)가 처음 달리기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01년. 근골격계 질병으로 허리를 움직이기 힘들어 하던 무렵부터다. 동료들은 병원에 입원을 권유 했지만 그는 달리기가 근골격계 질병과 디스크에 좋다는 말을 듣고 달리기로 출·퇴근길을 시작하게 된다.
처음에는 달릴 때마다 통증이 가시지 않았지만 6개월쯤 달린 후 부터는 통증을 찾을 수 없었다. 그는 때마침 생긴 사내 마라톤동우회에 가입하고 진주마라톤대회 10㎞ 구간에 도전한다. 그는 달리기의 매력을 “건강도 건강이지만 뛰는 순간만큼 무아의 경지에 오르며 한없이 행복한 느낌을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신감을 얻은 그는 틈만 나면 마라톤대회를 준비했다. 2001년부터 현재까지 그가 참가해 완주한 코스를 보면 10㎞ 구간 10회, 하프(21.0975㎞)마라톤 40회, 풀코스 마라톤(42.195㎞) 20회 그리고 울트라마라톤 8회다.
치료를 위해 시작한 달리기가 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 중에 하나로 자리매김 한 까닭은 도전정신 때문이다. 산악인들이 ‘산이 있기 때문에’라고 말하는 것처럼 그는 길이 있기 때문에 달린다며 길 위에 끝없이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지난 5월 열린 동서화합 울트라마라톤은 대구에서 출발해 광주까지 모두 215㎞를 42시간 내에 달려야 하는 대회였다. 그는 이 대회에서 회사 매각이라는 위기 속에 회사와 동료들을 위해 조그만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슴에 ‘일괄매각저지’라는 문구를 달고 뛰었다.
울트라 마라톤은 보통사람이 꿈도 꾸지 못할 거리를 완주해야 하는 것은 물론, 밤길을 달려야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준비가 따른다.

우선 야간안전 주행을 위해 야광이나 형광 유니폼을 준비해야 하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식량이나 열량을 채울만한 간식, 그리고 상처나 사고에 대비한 구급약 등은 필수 준비물이다.
울트라마라톤은 대회의 코스가 힘든 만큼 참가인원이 적다. 대회마다 참가하는 사람의 이름을 외울 정도로 인원이 적기 때문에 일반 마라톤에 비해 안전요원이나 안전시설이 열악한 편이다.
그래서 울트라마라톤은 철저한 준비에 앞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자신의 마음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완주는커녕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그는 밤하늘을 보면서 달릴 수 있는 것이 울트라마라톤 만의 매력이라며 오히려 그 힘든 여정이 아름답고 행복하다 말한다. 그는 마라톤이 인생을 많이 닮았다고 한다. 인생에도 역경이 오듯 165㎞ 지점에서 그는 밤길을 달리다가 발목부상을 입는다.

그는 완주를 해야만 한다는 일념으로 길가에서 구한 칡넝쿨로 발목을 동여매고 200㎞ 구간까지 달리고 나머지는 걸어서 42시간 만에 215㎞를 완주해야 하는 거리를 40시간에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문씨는 “위기 때 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여기서 포기하기엔 지금까지 준비하고 달려온 시간은 물론 자신과 동료들의 희망을 버리는 것 같아 포기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의 도전은 지금도 멈추지 않는다. 우선 내년 5월께 해남에서 서울까지 달리는 400㎞ 구간을 도전하고 기회가 된다면 전국일주를 목표로 하는 1,500㎞ 구간을 완주하는 한다는 것이 목표다.

울트라마라톤은 부단한 노력과 열정, 정신력, 끈기, 지구력이 하나가 돼야 이룰 수 있는 말 그대로 울트라맨(초인)의 경기다. 하지만 문씨는 사람들에게 꼭 울트라마라톤이 아닌 달리기를 권유한다.
그가 치료를 위해 출근길을 달리기 시작 한 것처럼 시나브로 달리기를 하다보면 행복해 진다는 것이 설명이다.
문씨는 “시작은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마지막 결승점에 도착한 순간 무한한 행복을 느끼는 마라톤은 정직한 운동이고 인생과 많이 닮은 운동인 것 같다”며 “사람들이 마라톤과 울트라마라톤에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신의 멋진모습 오랫동안 볼수있길 바랍니다.
몸관리 잘 하셔서 전국일주에 도전하여 꼭 성공하시길 바랄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