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평동 자연녹지 12만㎡ 매입하자 도시계획마저 변경
단체장 치적과 기업이윤 창출 맞물려 ‘환상질주’
거제시와 삼성조선의 ‘찰떡 궁합’(?)론이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임천공업의 반발을 불러오며 국민권익위원회와 감사원에까지 그 부당성에 대한 심사청구가 제기된 삼성의 한내농공단지 승인과 삼성의 제안을 시가 받아들이며 협약식까지 맺은 워터프론트 시티 개발사업 등을 두고 하는 말이다.
기업가로서의 이윤창출과 단체장으로서의 ‘한 건’이 맞물리는 지점에서 묘하게 사안들이 연결되고 있는 것이 그 배경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여기에 하나의 사안이 더 추가됐다.
삼성조선은 도시계획상 자연녹지 지역이던 장평동 산 32, 산 29-1, 산 29, 산 24-7, 산 24-6, 산 24-21, 산 24-20, 산 24-4, 산 28 등 9개 필지 약 10만㎡(매입가 200억여원 추정)를 지난 2006년 8월부터 12월에 걸쳐 집중 매입했다.
매입된 토지에 대해서는 2007년 1월까지 ‘삼성중공업주식회사’를 소유자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가 모두 완료됐다. 매입가는 평당 평균 60만원대였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는 지난 2005년 12월부터 ‘2020 거제도시기본계획’을 준비하며 2006년 4월 의회의견을 거친 후 2007년 6월 국토해양부에 승인신청을 했고 지난 7월 29일 국토해양부로부터 ‘2020 거제도시기본계획’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르면 삼성조선이 2006년부터 집중적으로 매입한 위 임야 10만㎡를 포함한 인근의 일부 자연녹지 지역이 도시계획법상 ‘2종 주거지역’으로 가능한 ‘시가화예정지구’로 도시계획이 변경된 것.

시 관계자는 “토지 소유자와 관계없이 2005년부터 도시기본 계획을 그려왔다”며 “국도대체도로의 아래쪽이고 해서 그 부분을 시가화예정지구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계획 당시 삼성의 도시개발사업 이야기들이 있었고 기업의 애로를 해소해 준다는 차원도 있었던게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삼성조선은 자연녹지에서 시가화예정지구로 변경된 매입토지에 15층 규모 1,100세대의 기숙사를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 사업신청이 들어오지는 않았다”며 그러나 “구두상으로 삼성 실무자가 ‘조만간 사업신청을 할 것’이라 말했다”고 밝혔다.
“2종 주거지역에서의 건축이 15층에서 18층까지로 그 제한 높이가 늘어남으로 인해 18층 규모로 사업신청을 할 가능성도 있는 것 같더라“고도 전했다. “부동산 업자도 아니고 따라서 차액을 노리는 등의 사업목적이 아니라 직원들의 기숙사를 짓고자 하는 것이기에 사안을 달리 볼 필요도 있다”는 말들도 나온다.
그러나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할 도시계획의 근본 취지를 감안하면 석연치 못한 구석도 많다. 삼성조선이 매입한 토지와 그 인근토지에 대해서만 부분적으로 도시계획이 변경된 것에 대한 설득력 있는 답변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오고 있다.
한편 시는 지난 해 7월 삼성조선이 사업 신청한 한내 농공단지조성사업 관련, 기존 임천공업의 매립사업 예정지역과 290여m 겹치는 부분에 대한 면밀한 검토없이 사업 승인을 해 임천공업이 국민권익위에 진정을 내고 감사원에 심사청구를 하는 등 반발 사태를 초래했다.
삼성조선측이 고현항을 ‘워터프론트 시티’로 개발하겠다는 사업을 제안, 이를 시가 받아들이면서 김한겸 시장과 김징완 삼성조선 사장이 지난 6월 27일 사업추진업무협약식을 체결한 바도 있다.
고현항 ‘인공 섬’ 조성사업으로 더 잘 알려진 워터프론트 시티 개발사업은 삼성조선이 고현만 49만939㎡를 2012년까지 매립완료 해 여기에다 상업용지(47%)와 각종 기반시설(53%), 수변공원, 항만, 하천 등을 새롭게 조성한다는 것으로 삼성측이 총 5,517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