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rival)
라이벌(rival)
  • 거제신문
  • 승인 2008.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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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이란 같은 목적을 가졌거나 같은 분야에 일하면서 이기거나 앞서려고 겨루는 맞적수를 말하며 우리말로는 맞수 혹은 적수라고 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한국과 일본의 축구다. 다른 경기는 다 지는 한이 있어도 일본에게만은 지면 안된다는 민족적 감정 때문에 경기가 있는 날이면 온 나라가 후끈 달아오른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보스톤 레드삭스팀 대 뉴욕 양키스, 스페인 축구의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 격투기 최고의 라이벌이었던 표도르와 크로캅 등 세기의 라이벌 경기는 관중을 구름처럼 몰고 다녔다.

역사에 있어서도 숙명적 라이벌은 언제나 존재했다. 후삼국 시대의 왕권과 견훤, 고려의 묘청과 김부식, 조선의 중종과 조광조, 대한제국의 흥선 대원군과 명성황후, 해방조국의 이승만과 김구 등이 대표적이다.

한(韓)나라 명신 한신(韓信)이 항우(項羽)로부터 멸시를 받고 있을 때였다. 항우를 믿고 설치는 불량배를 만났는데 그들이 한신에게 가랑이 사이로 기어가라고 요구한다. 이 치욕스런 일을 한신은 묵묵히 감수한다. 왜냐하면 한신이 상대할 라이벌은 이런 졸개가 아니라 천하의 항우였기 때문이다.

미국 44대 대통령에 당선된 오바마(Obama)가 링컨의 정적(政敵) 포용 정치를 닮는다고 한다. 링컨 이야기는 도리스 굿윈의 「Team of rival(국내 번역 제목 ‘권력의 조건’)」에 흥미롭게 묘사돼 있다.

공화당 경선 라이벌이었던 시워드(Seward)를 국무장관에, 링컨을 일컬어 「4류 변호사」라고 공공연히 무시했던 스탠턴(Stanton)을 전쟁장관에, 링컨의 비판세력을 이끌던 체이스(Chase)를 재무장관에 입각시키는 통합정치를 구현한다.

오바마도 민주당 경선에서 혈투를 벌인 힐러리(Hillary)를 국무장관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신선하게 들린다. 친구를 가까이 두되, 적(敵)은 더 가까이 두라는 격언을 우리 정치인들도 배웠으면 한다.(san10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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