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의미
가족의 의미
  • 거제신문
  • 승인 2008.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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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영숙 칼럼위원

▲ 옥영숙 거제가정폭력상담소장
연일 뉴스의 첫 장면은 경제위기보도로 시작되고 주변에서는 다시 10년 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걱정들이 많다.

더구나 이 경제위기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인 문제라고 하니 10년 전에는 그나마 수출전선에 적신호가 덜했기에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어려움이 덜했다면 지금은 수출전선에까지 적신호가 켜지고 있어 두려움은 더 커지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어려움이 추위와 연말과 겹쳐서 오니 사람들의 마음은 더 차가와 져서 주위를 돌아볼 여유가 줄어들고 가족간의 이해와 배려마저도 줄어드는 것 같아 안타깝다.

상담소를 찾는 내담자를 만나다 보면 현실을 피부로 가장 빨리 느낄 수 있다. 사회상황에 따라 내담자가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하고, 의뢰되어 오는 상담내용도 그때그때의 사회현상이 반영되는 내용이 많다.

요즈음은 부부갈등의 원인 가운데 경제적 문제가 많은 것을 보면 경제상황과 무관하지는 않은 것 같다.

남편이 결혼 이후부터 계속 빚을 내어 가면서 주식을 하더니 이번에 그나마 살고 있던 아파트마저도 처분하여 빚 청산을 하게 되었고 친정으로 들어가다 보니 남편은 남편대로 장인장모님 뵐 면목이 없어 겉돌고 이러한 상황 모두에 남편이 원망스럽기만 한 아내가 서로 다투다 보니 이혼을 해야겠다는 부인이 찾아왔다.

집마저도 남편의 주식투자 빚으로 청산되는 상황에서 화가 나지 않는 아내가 있겠는가. 그렇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니 이혼만큼은 다시 고려해보자고 설득할 수밖에 없었다.

이혼 후 아이들에 대한 양육비를 보내왔으나 본인도 재혼을 한 상황이어서 지금의 급여로 아이들의 양육비를 보내다 보니 경제적 문제로 부부갈등이 심하다는 남편도 상담소를 찾았다. 이혼을 해도 아이들에게 양육비를 보내는 것은 부모의 당연한 의무이다.

하지만 이혼 후 양육비를 보내는 부모는 많지 않다.

그동안 양육비 지급의무를 부여받고도 지급하지 않을 경우 이행명령과 감치명령이 있었음에도 이행이 되는 경우가 쉽지 않아 급여에서 직접 양육비가 지급되도록 하고, 양육비를 정기금으로 지급하도록 할 경우에는 담보를 제공하도록 하며, 양육비 등 청구사건에 있어서 재산명시 및 재산조회제도를 신설하고 판결이나 조정 등에 대한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과태료 상한액을 1천만원으로 인상하는 등의 효율적인 양육비 확보 방안을 도입하는 법안까지 입법예고 되었다.

본 내담자의 경우 그동안 양육비를 보내준 것은 다행한 일이었다. 그러나 1인당 30만원씩 보내는 양육비가 많은 것은 아니다. 요즈음 한달에 30만원으로 키워지지 않는다. 힘들다고 자녀의 양육비를 문제 삼을 수는 없지 않은가?

어머님으로부터 “이 세상에서 그래도 쉬운 일은 돈으로 해결될 수 있는 일”이라는 말씀을 들은 적이 있다.

경제적인 문제가 절박한 사람들이 많겠지만 돈으로도 해결될 수 없는 어려움에 처한 경우보다는 덜 막막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살아가다 보면 직장을 잃기도 하고 가족들의 건강으로 힘들기도 하고 가족간의 갈등으로 고비를 맞을 때가 많다.

그러나 가족문제는 힘들다고 포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어려움이라는 파도가 밀려오면 파도와 맞서서 넘어야 하고 물살에 상처가 나더라도 넘어서고 나면 상처는 시간이라는 약으로 서서히 회복되어진다.

그러나 부딪치지 않고 포기하면 파도와 부딪쳐 생기는 상처는 없겠지만 포기한 이후부터 회복될 수 없는 상처가 생겨나고 살아가는 동안 통증이 계속된다.

사회여건이 어려울 때 가정까지 무너진다면 희망을 찾기란 어려울 것이다. 특히 자녀를 건강하게 키워야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어려운 때일수록 가정은 지켜져야 한다. 이 순간에도 포기하고 싶은 많은 분들이 다시 한 번 용기를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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