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을 찾은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절차가 노조의 실사 강력저지로 난항에 빠져들며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조선업경기 둔화가 전망되는 가운데 빠른 경영 정상화를 위해 매각절차를 예정대로 진행시켜가야 할 한화 컨소시엄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절차를 진행 중인 한화 컨소시엄은 24일 현재 당초 17일로 예정됐던 대우조선 세부실사를 일주일째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대우조선 노조 조합원들은 서울 본사는 물론 거제조선소에서 ‘한화 관계자 출입을 금한다’며 실사를 실력저지 중이다.
노조는 100% 고용 승계와 함께 회사 매각에 따른 개인별 보상금 및 위로금 지급, 우리사주조합 지원 등의 요구안을 주장하며 산업은행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교섭 당사자가 산업은행과 노조인 만큼 인수주체인 한화는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한화는 당초 약속했던 100% 고용승계와 임단협안 포함 내용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위로금 지급 등의 요구안은 경영권 침해라는 입장이다.
한화는 지난 14일 MOU체결에 이어 19일에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이행보증금을 납부하는 등 인수절차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17일부터 예정됐던 실사가 기약없이 늦어지면서 인수가격 책정 등 핵심적인 인수 절차를 사실상 진행할 수 없게 됐다.
한화는 노조의 실사 저지와는 별도로 인수 일정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측 한 관계자는 “노조가 실사를 거부하고 있지만 내달 본계약 체결 등 MOU상 내용을 그대로 진행하겠다”며 “그러나 계약을 서두르는 나머지 실사를 생략하거나 조기 종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산은이 노조와의 입장차이를 빨리 정리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노조의 실사저지로 실사를 진행하지 못하게 된 가운데 한화가 본계약 우선 체결 의지를 밝히면서 산은과 한화는 본계약 이후 인수가격을 놓고 다시 재차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될 전망이다.
산업은행 기업 금융실 한대우 실장은 “산업은행의 목표는 본계약 체결 이전까지 실사를 종료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노조가 무리한 주장을 하고 있는데다 한화측도 실사 저지를 둘러싼 상황을 인정했기 때문에 일단 ‘선인수 후정산’ 방식으로 계약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