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
고등어
  • 거제신문
  • 승인 2008.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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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어보니 / 한귀퉁이에 고등어가 소금에 절여져 있네 (중략) 어머니는 고등어를 구워주려 하셨나 보다 / 소금에 절여 놓고 편안하게 주무시는구나 / 나는 내일 아침에는 고등어 구일 먹을 수 있네.」

산울림이 노래한 어머니와 고등어는 가사만큼이나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수산학 연구서로 평가되고 있는 자산어보(玆山魚譜)는 실학자 정약용(丁若鏞)의 형인 약전(若銓:1758~1816)이 천주교인 탄압사건인 신유사옥(辛酉邪獄:순조1년) 때 흑산도로 귀양가서 저술한 책이다.

이 책에 보면 이름을 고등어(皐登魚) 혹은 벽문어(碧紋魚)라고 적고 있다. 동국여지승람(東國與地勝覽)에는 우리민족이 무려 450년전부터 이 고기를 영양식품으로 상식했다고 하며, 모습이 칼을 닮았다 해서 고도어(古刀魚)라 소개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마사바(眞鯖)라고 하는데 「사바사바」라는 말이 고등어를 뜻하는 일본말 「사바」에서 유래됐다는 설도 있다. 조선시대 일본인이 나무통에 고등어 2마리를 담아 관청에 일을 부탁하러 가던 중에 어떤 사람이 그게 뭐냐고 물어 「사바」라고 한 것이 와전되어 「사바사바한다」는 의미로 변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등어는 등이 푸르고 배 쪽은 은백색을 띠는데 이는 하늘에서 내려다볼 때 바닷물색깔과 비슷해 새들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고, 물속아래에서 보면 복부가 잘 보이지 않아 밑쪽에 사는 큰물고기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보호색이다.

흔히 「바다의 보리」로 불리며 우리 민족이 오랫동안 즐겨먹은 고등어에는 초가을부터 늦가을까지 가장 맛이 좋아 「가을 배와 고등어는 며느리에게 주지 않는다.」는 속담도 있다.

심장병, 동맥경화를 비롯하여 치매예방에도 좋은 오메가3이 풍부하여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고등어가 1995년 이후 13년 만에 대풍으로 모처럼 제주도 근해 어부들은 풍어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san10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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