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사람이 요령도 없이 어찌나 열심히 하는지 혼자서 그 많은 일을 불평불만 한번 하지 않고 다 하고 있다니까요.”
상문동 주민들이 아침을 맞으며 깔끔해진 거리를 지나면서 유쾌한 마음으로 칭찬을 아끼지 않는 오늘의 주인공은 여명이 밝기 전부터 상문동의 청결한 환경을 위해 땀 흘리고 있는 환경미화원 신종우(37)씨다.
신씨는 열 환경미화원과 안 바꾼다는 것이 상문동 동장님과 이통장님들의 설명이다. 이런 상문동 이·통장협의회는 “연말에 표창이라도 해서 신씨가 다른 동으로 이직하지 않고 오랫동안 상문동의 환경미화원으로 자리를 굳히게 만들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신씨의 아침은 모든 주민들이 잠들어 있는 새벽5시부터 시작된다. 해도 뜨지 않은 새벽, 거리마저 한산한 이 시간에 주민들이 상쾌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도록 매일같이 미화작업을 한다.

특히 시간 나는 틈틈이 불리수거에 대한 홍보에도 노력을 기울여 상문동의 만큼 불리수거가 잘된 지역도 없다. 넉넉한 월급을 받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작업을 쉬지 않고 궂은일을 도맡아 하며 불만 한번 내뱉은 적 없는 그지만 그동안 미화작업을 하면서 여러 가지 많은 일을 겪었지만 주위 사람들이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제일 힘들었다고 한다.
“젊은 사람이 할 일이 없어서 청소부를 하냐”는 등 주위 사람들은 그를 설득시키려 애썼지만 신씨는 자신이 선택한 길에 후회도 미련도 없었다.
신씨는 지난 2002년 거제시에서 환경미화원 1기를 공개채용 하면서부터 일을 시작했다. 요즘은 환경미화원 공채 때 체력테스트를 하기 때문에 젊은 사람이 늘었지만 신씨가 일을 시작하기 전 까지만 해도 정년을 넘긴 환경미화원들이 많았다고 한다.
신씨는 거제지역에 일하고 있는 환경 미화원 중 비교적 젊은 세대에 속한다. 실제로 거제시에 근무하는 환경미화원은 모두 54명. 각 면·동 마다 많게는 4명에서 작게는 1명이 근무하고 40-50대의 연령이 많다.

신씨와 같은 환경미화원들이 하루라도 하는 일을 멈춘다면 거제지역이 어떻게 변할지 눈에 선하다. 이들은 구석구석을 돌며 아무렇게나 버려진 쓰레기들을 주워 담고, 종량제봉투에 담지 않아 수거업체가 수거를 거부하고 있는 쓰레기들 까지 별도로 수거한다.
더구나 요즘처럼 가로수에 낙엽이 떨어지는 계절이면 그의 손은 더 바빠 질 수밖에 없다. 낙엽을 보는 사람이야 경치를 즐기기 좋겠지만 낙엽이 쌓여만 가고 그대로 방치된다면 낙엽 역시 쓰레기 일 뿐이다.
하지만 신씨는 낙엽 치우는 일이 번거롭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고 한다. 오히려 거제에서 환경미화 일 만큼 축복 받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신씨는 “거제는 여름이면 해풍이 불어서 시원하고 겨울이면 따뜻할 뿐만 아니라 겨울 철 환경미화원들에게 가장 힘든 작업인 재설 작업도 없기 때문에 낙엽 치우는 정도는 일도 아니다”고 말했다.
요즘은 신씨는 점점 환경미화원이라는 직업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한다. 가로수 청소를 할 때나 길거리 청소를 할 때면 길 가던 초등학생이나 유치원생들이 주변에 쓰레기나 낙엽을 주워 신씨를 돕기도 하고 길 지나는 시민들의 격려의 인사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신씨는 “지금 자라고 있는 2살과 3살짜리 아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는 환경미화원을 하고 있는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 할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